채권단, 두산그룹 최종 자구안 수용…8000억 추가지원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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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산업은행 전경. 뉴시스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산업은행 전경. 뉴시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두산중공업 채권단이 27일 두산그룹이 제출한 최종 자구안을 수용키로 하고 두산중공업에 8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신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지난 두산그룹으로부터 지난 13일 제출받은 자구안에 대해 실행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수정·보완하는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이날 두산그룹 측이 수정을 거친 최종 자구안을 제출함에 따라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자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두산그룹의 요청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날 받은 자구안에 두산중공업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업개편 방향과 계열주 및 대주주 등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과 자구노력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해당 자구안이 채권단이 그동안 견지해 온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하고, 차질 없는 이행만 전제된다면 두산중공업의 정상화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간 채권단이 두산중공업에 지원한 금액은 1조6000억원이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달 27일 마이너스 통장 형태의 한도 대출로 1조원을 두산중공업에 제공했으며, 지난 21일에는 수은이 두산중공업의 5억달러어치 외화사채를 갚는 용도로 6000억원을 추가 대출해줬다.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채권단은 이날 두산그룹으로부터 제출받은 자구안을 토대로 두산중공업에 8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자금지원 형태나 산은 수은 간 분담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는 자금을 활용해 당장 오는 5월 초 만기가 돌아오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앞서 두산중공업에 지원한 1조6000억원 규모 자금이 지금 사실상 전액 소진돼 현재로선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오늘에야 최종 자구안을 받아봤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안을 더 논의해봐야겠지만 추가 자금지원 규모는 약 8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날 제출받은 자구안의 단계별 세부 일정과 절차를 점검한 뒤, 현재 진행중인 실사 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5월 중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경영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앞으로 두산중공업의 자체 시장조달 기능 회복이 어려울 경우 추가적인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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