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극단적 선택 내몬 ‘보이스피싱’ 연루 통신업체 대표 입건

중앙일보

입력

20대 청년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던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모 통신업체 대표가 25일 입건됐다. 연합뉴스

20대 청년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던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모 통신업체 대표가 25일 입건됐다. 연합뉴스

20대 청년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간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서울 모 통신업체 대표가 25일 경찰에 입건됐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이날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A씨(49)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서울 서초구 모 통신업체를 운영하면서 정부 인허가를 받지 않고 해외 로밍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다.

이 업체는 국내에 있는 이용자가 월정액 이용료를 내고 휴대전화 유심칩을 맡기면 해외에서도 본인 번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 업체에서 사기 전화가 발신된 내역을 확인하고 최근 두 차례 압수수색을 벌여 유심칩 700여개를 압수했다.

조사 결과 이 가운데 130개가량이 보이스피싱 사기에 사용됐고 이 범행으로 130명이 19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중에서는 올해 2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430만원을 보냈다가 이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청년도 있다.

당시 숨진 청년의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들의 유서를 공개하며 “다시는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해달라”며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이 유심칩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A씨가 이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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