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포진(헤르페스) 증세소멸돼도 감염 위험

중앙일보

입력

성기포진(헤르페스)은 발진(發疹)증세가 소멸된 뒤에도 그 바이러스는 잠복하고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워싱턴대학 역학 교수 애나 월드 박사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완치가 불가능한 성기포진은 헐고 물집이 잡히고 따끔거리고 화끈거리는 발진증상이 일시 소멸되어도 성행위시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의사와 환자들은 성기포진의 경우 일단 증상이 가라앉으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은 없는 것으로 믿어왔다.

월드 박사는 정기적인 혈액검사에서 우연히 성기포진 바이러스가 검출된 성인남녀 53명과 기존 성기포진환자 90명을 대상으로 3개월에 걸쳐 분비물을 채취, 검사한 결과 두 그룹 모두 발진이 소멸된 기간에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월드 박사는 따라서 성기포진 환자는 발진이 사라진 기간에도 성행위 때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포진은 대개 제2형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미국 성인의 약25%는 이 바이러스가 잠복하고 있으며 이중 20%는 이런 사실조차 모른다.

이 바이러스는 성적인 접촉에 의해 피부의 작은 통로를 통해 감염되며 일단 체내로 들어오면 척수 기저부의 신경에 잠복하고 있다가 어떤 요인에 의해 자극을 받으면 발진으로 나타나게 된다. 발진은 2-3일 계속된다.

완치 방법은 없으며 약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발진 빈도를 줄일 수 있을 뿐이다.

성기포진은 치명적인 병은 아니지만 발진 때문에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고 출산때 신생아를 감염시켜 신생아가 뇌 기능이 손상되거나 사망하는 수도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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