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환자→간호사 첫 감염···간호사는 아버지에게 전파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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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료원 간호사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산시는 해당 병동을 부분 코호트 격리하고 병원 내 접촉자를 전수 검사하고 있다. 전수 검사로 부산의료원 선별진료소가 분주하다. 송봉근

부산의료원 간호사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산시는 해당 병동을 부분 코호트 격리하고 병원 내 접촉자를 전수 검사하고 있다. 전수 검사로 부산의료원 선별진료소가 분주하다. 송봉근

부산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의료진인 간호사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의료원에서 감염된 간호사와 밀접 접촉한 아버지가 추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부녀간인 128·129번 감염경로 발표 #“간호사 딸이 감염, 아버지에게 전파추정” #아직 접촉자 가운데 대규모 환자발생 없어

 부산시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 간호사인 129번 환자(25·여)의 감염경로를 추적한 결과 의료원 내 환자와의 접촉에 따른 감염으로 추정된다”고 20일 밝혔다. 129번 환자는 대구지역에서 이송된 코로나 19 환자 9명이 입원 치료를 받는 부산의료원 병동 간호사다. 아버지인 128번 환자(58·북구)가 18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자 같은 날 오후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간호사는 지난 16일 직장 건강검진 때 실시한 단순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 코로나19 의심소견이 나타났고,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지난 19일 흉부 CT 검사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다. 이 간호사는 지난 4·9·14·17일 등 4차례에 걸쳐 부산 북구에 거주하는 아버지와 식사를 하는 등 일상적인 접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에서 확진된 환자 47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부산의료원.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 확진된 환자 47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부산의료원. 송봉근 기자

 지난 8일 몸살과 피로감 같은 증상이 처음 나타난 아버지는 열흘 동안 직장·병원·식당을 오가는 등 일상생활을 하다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기 전 허리부상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진통제 등을 먹어왔다.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2주 전인 지난 2일부터 간호사 동선을 확인하는 등 역학조사를 하고 진술을 종합한 결과 간호사는 지난 4일부터 감염력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의료원 내 환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된 뒤 아버지에게 전파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코로나 19 환자를 담당하는 간호사는 보호장구를 착용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감염시킬 가능성은 적고, 벗는 과정에서 보호장구 등에 남아있는 환자의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됐을 수 있다는 게 안 과장의 설명이다.

 부산시 보건 당국은 이에 부산 한 고등학교 교직원인 128번 환자가 지난 12일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 강서구 교회 접촉자 199명 가운데 부산 거주자 138명을 모두 자가격리하고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또 학교 교직원 등 동선상 접촉자 147명을 자가격리 또는 자율격리 조치했다. 이들 가운데 128번 환자의 아내·아들을 포함해 84명이 20일 음성판정을 받았다.

 부산시는 129번 환자와 접촉한 부산의료원 내 의료진과 직원 등 856명도 전수검사 중이다. 그 결과 20일 현재 대부분인 83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는 128번과 129번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킨 데다 검사 결과 양성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대규모 집단감염 우려는 일단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는 해외입국자 3061명과 확진자와 접촉한 284명 등 3345명을 자가격리하고 관리 중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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