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서 가장 싫은 동료 옆에 앉아라" … 中 전문가의 코로나 예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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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사무실에서 가장 싫어하는 동료 옆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중국 방역 전문가의 이색 조언이 나왔다.  

중국 저명 감염병 전문가 장원홍 #"대화 안해 예방 가능" 이색 조언 #회의 끝난 후 자리 즉시 떠나고 #업무도 잘해 상사와 대화 안 해야

중국의 저명한 감염병 전문가인 장원홍은 최근 유럽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직장 내 방역법에 대해 이 같이 조언했다고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우한의 한 자동차공장 직원들이 거리를 두고, 칸막이로 앞을 가린 채 점심을 먹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의 한 자동차공장 직원들이 거리를 두고, 칸막이로 앞을 가린 채 점심을 먹고 있다. [AFP=연합뉴스]

장원홍은 중국 상하이의 신종 코로나 전문가팀 팀장이자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의 감염병 전문의다. 그는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직설적인 화법으로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소셜미디어(SNS) 팔로워가 수천만 명에 이르고,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아빠 장’이라고 불린다고 외신은 전했다. 

‘가장 싫어하는 동료 옆에 앉기’는 직장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로 대화를 하지 않게 돼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친한 동료 옆에 앉으면 수다를 떨게 된다”면서 “가장 싫어하는 동료 옆에 앉아라. 아니면 회사에 입사한 후 한 번도 대화해 보지 않은 사람 옆에 앉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신입사원들이 오리엔테이션에서 거리를 벌려 놓은 의자에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의 신입사원들이 오리엔테이션에서 거리를 벌려 놓은 의자에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지난 8일 76일 만에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우한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는 등 속속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입되는 환자로 재확산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원홍은 “전 세계 200만명 넘게 감염시킨 이 대유행병은 단기간 내에 끝날 것 같지 않다”면서 “사람들이 직장에 복귀한 후에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흔한 관습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태국 방콕 한 회사의 엘리베이터 바닥에 사람들 사이에 안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선이 그어져 있다. 탑승객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태국 방콕 한 회사의 엘리베이터 바닥에 사람들 사이에 안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선이 그어져 있다. 탑승객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는 직장 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회의 방식도 제안했다. “회의에선 더 많이 듣고 덜 말하라”면서 “또 회의가 끝난 후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가능한 한 빨리 회의 자리를 벗어나라”고 조언했다. 이 역시 대화를 피하는 방안인 것이다.  

그는 감염병을 방지하는 업무 처리 방식도 내놨다. “상사가 당신에게 말을 걸지 않도록 일을 어중간하게 하지 말아라”고 권유했다. “당신이 일을 훌륭하게 처리할 때 상사는 ‘당신이 모든 일을 잘 마쳤으니 당신에게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하이의 신종 코로나 전문가팀 팀장인 장원홍. 그는 '직장 내 신종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사무실에서 가장 싫어하는 동료 옆에 앉아라'고 조언했다. [트위터 캡처]

중국 상하이의 신종 코로나 전문가팀 팀장인 장원홍. 그는 '직장 내 신종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사무실에서 가장 싫어하는 동료 옆에 앉아라'고 조언했다. [트위터 캡처]

반면 “당신이 일을 형편없이 한다면, 상사가 당신에게 말을 걸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 일을 어중간하게 한다면 상사는 당신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선 상사와의 대화조차 최소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지적 사항이 생기지 않도록 업무 처리를 하라는 의미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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