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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망자 10만명 넘어...코로나로 400년 전통 獨 양조장마저 폐업

중앙일보

입력

17일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 위치한 베르넥양조장에서 직원이 맥주 박스를 옮기고 있다. 400년동안 가업을 이어오던 이 양조장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오는 9월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AP=연합뉴스]

17일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 위치한 베르넥양조장에서 직원이 맥주 박스를 옮기고 있다. 400년동안 가업을 이어오던 이 양조장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오는 9월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AP=연합뉴스]

세계대전과 경제위기 속에서도 400년의 전통을 지켜온 독일의 맥주 양조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폐업하게 됐다. 유럽에서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확진자 수도 1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獨 베르넥 양조장 9월 문 닫기로  

19일 유로뉴스에 따르면, 맥주의 본고장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 있는 400년 전통의 베르넥 양조장이 오는 9월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15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크리스틴 랭 베르넥 양조장 매니저는 “나와 우리 가족은 이곳이 너무나 그리울 것”이라며 “베르넥 양조장은 언제나 존재했고, 우리의 저녁 식사자리와 대화 속에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17일 독일 바이에른주 베르넥양조장에 신종 코로나로 인해 팔리지 못한 맥주 재고들이 쌓여있다. [AP=연합뉴스]

17일 독일 바이에른주 베르넥양조장에 신종 코로나로 인해 팔리지 못한 맥주 재고들이 쌓여있다. [AP=연합뉴스]

400년 전통의 가업인 베르넥 양조장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경제 대공황, 금융위기를 모두 견뎌냈다. 지난 몇 년 동안 맥주 공급 가격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였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사업이 번창할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발발한 신종 코로나로 인해 폐업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독일 내 다른 양조장 사정도 비슷하다. 홀거 아이슐 독일 양조협회 사무총장은 ”많은 양조장이 전체 판매량의 80~90%를 식당에 납품하는데, (신종 코로나로) 문을 닫은 식당들이 언제 다시 문을 열지 알 수가 없다“며 ”최악의 경우 7~8월이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우리 양조장들은 그때까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독일 양조업체들은 매년 9~10월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적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에서 많은 수익을 올린다. 그러나 올해 옥토버페스트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무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이슐 사무총장은 ”주 정부에서 지급하는 15유로(약 2만원)의 긴급 원조는 양조업자들에게 그저 바다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사망자 10만명 넘어

20일 이탈리아의 경제중심지 밀라노의 거리가 신종 코로나로 인해 텅텅 비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 이탈리아의 경제중심지 밀라노의 거리가 신종 코로나로 인해 텅텅 비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까지 유럽 내 신종 코로나 사망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가 2만3227명으로 사망자가 가장 많았고, 스페인(2만43명), 프랑스(1만9323명), 영국(1만5464명) 등에서도 1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스페인(19만1726명), 이탈리아(17만5925명), 프랑스(14만7969명), 독일(14만2872명), 영국(11만4217명) 순으로 많았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신규 확진자 수가 이날 3000명대로 떨어지는 등 유럽 내 바이러스 확산세는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다.

◇英 여왕 생일축포 취소…푸틴, 부활절 미사 불참  

지난 2019년 4월 22일 영국 런던타워 앞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포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여왕 재임 68년만에 처음으로 취소할 예정이다. [EPA=연합뉴스]

지난 2019년 4월 22일 영국 런던타워 앞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포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여왕 재임 68년만에 처음으로 취소할 예정이다. [EPA=연합뉴스]

영국에서는 올해 여왕의 생일인 4월 21일 런던 하이드 파크와 런던 타워 등에서 매년 축포를 쏘는 행사를 취소할 예정이다. BBC 방송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에 축포가 취소된 것은 68년 재임 기간에 처음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에게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부활절 미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에게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부활절 미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이번 주말 러시아 정교회의 부활절 미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올해 부활절 미사를 생략하고 집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국민의 약 40%가 정교회를 믿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이 부활절 미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200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정교회는 1054년 교회 대분열로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간 기독교의 종파로, 가톨릭은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공표한 그레고리력(歷)을 따르지만, 정교회는 옛 율리우스력을 고수해 두 교단의 부활절은 보통 몇 주의 시차가 난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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