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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 친구 文승리, 매우 기뻐"…이제 분담금 압박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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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백악관 신종 코로나 정례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설명하면서 "내 친구 문 대통령이 총선에서 대단한 승리를 거둬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백악관 신종 코로나 정례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설명하면서 "내 친구 문 대통령이 총선에서 대단한 승리를 거둬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내 친구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에서 대승을 거둬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통화 사실을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의 총선 승리를 "큰 승리(big victory)", "대단한 승리(great victory)"라며 거듭 축하했다. 한·미 안보 협력도 언급해 총선 이후 방위비 분담금(SMA) 협상 타결을 요구했는지도 주목된다.

"큰 승리""대단한 승리" 거듭 공개 칭찬 #"文 '美 굉장한 잘 한다' 칭찬해줘 감사" #백악관 "한·미 안보관계 강화 방안 논의" #트럼프 "최근 김정은의 멋진 편지 받아" #3월 22일 신종코로나 지원에 답신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많은 나라 정상과 통화했고 모두가 우리의 대단한 검사 능력을 칭찬했다"며 "뉴욕 인구당 검사율은 이제 유럽 모든 나라는 물론 싱가포르보다 67%, 한국보다 64%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오늘 아침 내 친구인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다"며 "그는 방금 총선에서 많은 차이로 이겼고, 그가 큰 승리를 거둬 기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신종 코로나 대응에) 굉장히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고 나도 똑같이 얘기해줬다"며 "그렇게 말해준 데 감사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매우 잘 협력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그가 대단한 승리를 거둔 데 매우 기쁘다"고 거듭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사진 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사진 제공=청와대]

백악관도 앞서 한·미 정상통화 내용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총선에서 여당이 강력한 승리를 한 것을 축하했다"며 "대통령은 미국이 신종 코로나 진단키트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과 미국민에 대한 지원에 감사의 뜻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한·미 안보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총선 이후 첫 통화이기 때문에 승리 축하와 더불어 상당히 늦은 방위비 분담금(SMA) 협정 체결을 압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한국 측 13% 방위비 인상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포함한 미 고위 관계자들은 "한국 측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며 대폭 인상을 거듭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최근 아주 멋진 편지를 받았다"며 친서를 받은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22일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 지원 의향을 담은 친서에 답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밝힌 셈이다.

그는 이날 '북한·러시아 등 적대국이 최근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물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걸 보고 있지만, 그들은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다"며 "나는 김 위원장에게서 최근 멋진 편지를 받았고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지금 북한과 한창 전쟁 중일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잘 지내고 있고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으며 그것이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6월 말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MDL)을 건넌 것을 설명하며 "나는 처음으로 국경선을 건넜고 그런 일은 아주 옳고 좋은 일"이라며 "멍청이와 비방꾼만 트럼프가 너무 많이 양보했다고 하지만 나는 실제 제재를 늘렸다"라고도 했다.

미 백악관 등은 실제 김 위원장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친서에 답장을 보냈는지에 대해선 확인하지 않았다. 이날 언급은 따라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상적인 것으로 치부하면서 북·미관계 개선 업적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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