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난데없이 "강남은 마약 소굴"…태구민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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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 당선인이 지난 6일 강남 지역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구민 당선인이 지난 6일 강남 지역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가 강남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난데없는 '강남 때리기'에 나선 북한 매체의 글을 두고, 제21대 총선에서 강남갑 지역에 미래통합당 의원으로 당선된 태구민(태영호) 당선인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메아리는 17일 ‘서울시 강남구 부패의 소굴로 전락’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부자들과 특권층이 많이 살고 있어 '서울보통시 강남특별구'라고 불린다"며 강남구를 거론했다. 매체는 "이곳에는 부패 타락한 생활에 물젖은 자들이 우글거리는 각종 유흥시설과 유곽들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고 썼다.

이어서 매체는 "서울시 강남구 일대가 부패의 소굴로 전락된 것과 관련하여 각 계층의 조소와 비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며 "이런 곳에서는 부유층들이 공개적으로 도박을 하거나 마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며 외면하는 정도"라고 비난에 열을 올렸다.

매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언급하며 강남구를 비난하기도 했는데, 최순실 모녀가 강남구에 살고 있다면서다. 매체는 "4년 전 남조선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박근혜·최순실 추문사건'의 주범인 최순실도 이곳에서 부화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특권층 족속들과 박근혜를 쥐고 흔들었다고 한다"고 적었다.

메아리는 글에서 태 당선인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맥락 없는 강남구 비난을 두고 지난 15일 총선에서 이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태 당선인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래통합당이 태 당선인을 영입하자 지난 2월 메아리는 당시 후보였던 태 당선인을 겨냥해 "우리 공화국에서 국가자금 횡령죄, 미성년 강간죄와 같은 온갖 더러운 범죄를 다 저지르고 법의 준엄한 심판을 피해 도망친 천하의 속물, 도저히 인간 부류에 넣을 수 없는 쓰레기"라고 비난한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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