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절반 "코로나 올 하반기 종식될 듯"…10명 중 7명은 코로나블루 경험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방문객이 줄어 썰렁한 서울 종로구 서촌 골목.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방문객이 줄어 썰렁한 서울 종로구 서촌 골목. 연합뉴스

서울 시민 10명 중 7명은 코로나 블루(Corona+Blue)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여론조사 업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12일 만 18세 이상 서울 시민 1000명을 조사한 결과다.

코로나 블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일상에서 외로움과 우울·불안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응답자의 47.4%는 코로나 블루를 드물게 경험한다고 했다. 종종 경험(19.7%)하거나 자주 경험(5.1%)한 경우도 응답자의 25%에 육박했다.

코로나 블루의 원인으로는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연함’(41.9%)이 가장 많이 꼽혔다. ‘나와 가족의 감염에 대한 염려(34.6%)’, ‘외부 및 신체활동 제한(33.1%)’, ‘경제적 부담 및 불안(29.5%)’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시민은 감염과 일상 회복에 관한 우려와 경제적·사회관계적 문제 등 다양한 차원의 불안을 호소했다.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내수 및 수출 감소로 인한 경기 침체(92.2%), 대규모 해고 및 실업률 상승 등 경제 문제(91%)를 우려를 드러내는 응답자도 많았다.

실제로 응답자의 48%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족의 수입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본인이나 가족구성원 중 한 명 이상이 실직한 경우는 17.6%였다. 코로나 19의 타격이 가장 큰 집단은 자영업자와 생산·서비스직 같은 블루칼라 직종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자영업자의 72.8%가 가계 수입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산에서 답답함과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북한산 산성입구에 차량이 몰린 모습. 김홍준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산에서 답답함과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북한산 산성입구에 차량이 몰린 모습. 김홍준 기자

응답자의 17.6% 실직 경험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등이 커지면서 서울 시민의 97%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시점인 오는 19일 이후 일상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방역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활동 정상화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51.3%)으로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장기간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도와 심리 불안 완화(19.8%)’, ‘외출 및 신체적 활동 재개 필요(13.5%)’ 등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전환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과 관련해 응답자의 36.5%가 확진자 수와 상관없이 정부가 통제 가능한 대응체계가 갖췄다고 판단할 때를 선택했다. 다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10명 이하일 때(33.8%), 30명 이하일 때(19.6%), 50명 이하일 때(9.2%) 순이었다.

생활방역 전환 19일은 일러, 63.6% 

생활방역으로의 구체적 전환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응답자의 63.6%는 4월 19일 바로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것은 조금 이르다고 답했다. 오는 19일 바로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서울 시민은 33.4%였다.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을 원하지만 불안함은 완전히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시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무증상 감염 등 원인 미상 감염(58.5%)’과 ‘새로운 대규모 집단 감염 발생(41.6%)’ 등이었다. 시민 10명 중 3명은 국가통제 불가상황을 우려했다.

우려되는 시설로는 유흥 및 종교시설 등 다중 이용시설(46.9%), 보육 및 교육시설(42.2%), 대중교통(35.7%)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부터 이어져 온 교회에서의 집단 감염과 최근의 강남 유흥업소 확진 사태에 불안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감사·자부심·기대 등 긍정적 감정도

불안과 걱정 속에서도 정부와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신뢰도는 비교적 높았다. 서울 시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감염자 치료(89.6%)와 감염병 확산 제어(80.6%) 등의 정부 관리 역량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6.9%는 서울시가 이번 사태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서울 시민은 감사(93.7%), 자부심(84.5%), 기대(82.4%), 감동(80.3%) 등의 긍정적 감정을 느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서울 시민이 예상하는 코로나19 국내 종식 시점은 올 하반기였다. 절반 이상(51.8%)이 올해 7~12월 중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내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23.2%였다. 역시 절반 이상인 54.8%가 코로나19에 따른 장기적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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