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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투표 후 대검 간부들 만나 "선거수사 엄정 중립" 강조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2개월 여 만에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윤 총장은 이날 홀로 투표소를 찾아 마스크를 쓴 채 한 표를 행사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2개월 여 만에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윤 총장은 이날 홀로 투표소를 찾아 마스크를 쓴 채 한 표를 행사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21대 총선일인 15일 투표 후 대검찰청 간부들을 만나 "(총선 직후 진행될) 선거사범 수사에서 엄정중립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집 근처인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투표소에 도착해 투표했다. 윤 총장은 회색 경량 패딩에 남색 면바지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시민들 사이에서 줄을 서서 한 표를 행사했다. 부인 김건희씨와 동행하진 않았다.

윤 총장은 이후 대검찰청 인근의 한 식당에서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 공공수사부 소속 검사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예정된 일정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 중립'은 펜으로 쓸 때 잉크도 별로 들지 않는 다섯 글자이지만, 현실에서 지키기 어렵다"며 "선거 사범 수사에서 엄정중립을 명심하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선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총장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쪽에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검찰이 중립적이지 않다고 늘 공격한다"며 "국민에게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기 어렵기 때문에 끊임없는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이 이날 공공수사부를 찾아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것은 총선이 끝난 직후부터 검찰의 선거사건 수사가 본격화돼서다. 대검은 이르면 16일 오후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인 300명 가운데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당선인 통계를 발표하고 선거 수사 모드에 돌입한다. 선거 사범은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아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선거일 당일 기준으로 당선인 300명 중 104명이 입건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선거 운동이 축소되면서 선거법을 위반해 입건된 당선인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온라인상의 흑색선전, 여론조작, 허위사실공표 등 사이버선거사범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대검은 지난달 11일 일선 검찰청에 ▶근거 없이 사실을 조작해 상대방을 중상 모략하는 인신공격․비방 행위 ▶단체, 세력, 지지자 모임 등이 조직적으로 SNS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확산시키는 행위 ▶허위․왜곡된 여론조사결과를 유포하는 행위 등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도록 지시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을 많이 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선거사범을 수사할 때 여당과 야당 선거사범을 놓고 검찰이 수사를 조율하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이라며 "이번 선거 수사의 과정과 결과가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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