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 요법]검소하게 식사하는 사람은 빈상(貧相)이라도 행운을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매일 먹는 식사량은 항상 적당한 사람이 갖는 운세의 길흉은 관상학의 판단 그대로다. 하루 세 끼의 식사를 항상 대식하거나 폭식하는 사람은 가령 길상이라 하더라도 식행동(食行動)처럼 운세가 일정하지 못하다. 가난한 사람은 더욱더 곤궁에 빠지고 재산가라 하더라도 가세가 기울게 된다. 그 중에서도 폭식하는 자로서 관상이 흉하다면 죽고 난 후에 들어갈 관마저 구하지 못할 정도로 가세가 기운다는 사실을 각오해야 한다.

옛날 중국에 복팔분무의(服八分無醫)라는 말이 있다. 즉 배에 팔부(80%)만 채우면 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는 말이다. 같은 종류의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A그룹에는 보통 량의 식사를 주고, B그룹에는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감량식을 주면서 장기간 사육하여 관찰했더니 A그룹은 보통 수명이었는데 반해 B그룹은 A그룹보다 2배 이상이나 장수했다. 특히 이 두 그룹에 암세포를 이식했더니 A그룹은 대부분 암에 걸려 곧 사망했지만, B그룹은 암세포가 전혀 발육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항상 자기 신분에 맞지 않게 맛있는 음식만 골라 먹는 사람은 비록 관상이 길하다 해도 운세는 흉하다. 미식하는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집안은 몰락하고 출세나 성공도 할 수 없다. 하물며 가난한 사람이 미식을 할 때는 뼈빠지게 일해 봤자 집안 형편이 그 모양 그 꼴로 한평생 고생만 하게 된다. 결국 지나친 편식을 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는 식생활을 한다면 병들어 단명하거나 패가 망신하는 운세가 된다는 사실이다.

계절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을 기를 쓰고 즐겨 먹는 사람은 관상이 복상이라 해도 재산 운을 잃게 된다. 하물며 빈상인 자가 처음 나오는 것을 즐겨 먹으면 드디어 행방불명이 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계절식이 우리의 건강에 가장 좋지만 아직 성숙이 덜된 것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잘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면 여름에는 덥기 때문에 몸을 시원하게 하는 잎사귀채소나 보리밥이 좋고,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 무나 우엉 등 뿌리채소나 쌀밥이 제격이다.

특히 채소나 과일이 없는 겨울철에는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해조류가 바로 계절식이다. 해조류의 채취 시기나 채소나 과일이 전혀 없는 12월초부터 이듬해 2월말까지라는 사실이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고 하겠다. 자연은 정말 오묘하고 조화있게 잘 만들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에 상추 등의 여름 채소는 몸에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아직 성숙되지 않는 영계가 좋다는 등의 속설은 관상학적으로 볼 때 흉을 자초하는 것이다.

논어에 보면 이미 춘추전국시대의 공자의 음식관이 나와 있다. 그 내용 중에 공자가 먹지 않았던 불가식(不可食)의 조건들이 나열되어 있다. 공자는 음식이 갖는 본래의 빛을 잃으면 먹지 않고, 고기는 잘게 썰지 않으면 먹지 않았으며, 집에서 빚은 술이 아니면 먹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서 만들지 않는 음식은 먹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철에 난 계절식이 아니면 먹지 않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좋은 약의 네 가지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우선 값이 싸야 한다.
* 입수하기가 쉬어야 한다.
* 양이 풍부해야 한다.
* 효과가 눈에 띄게 좋아야한다.

약뿐만 아니라 음식도 싸고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양도 많을 뿐만 아니라 맛이 좋아야 한다. 결국 이러한 식품들의 조건은 모두 계절식이라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기의 생활 수준보다 낮은 정도의 조식(粗食)을 즐겨 먹고 있는 사람은 관상이 빈상이라도 언젠가는 재산을 모으고 장수하며 만년에는 안락한 생활을 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조식이란 고기 반찬이 거의 없는 곡채식(穀菜食) 중심의 식생활을 말하는데, 이것이 바로 옛날 우리 서민의 식생활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장수학자로서 알려진 모리시타(森下敬一)박사는 “장수학입문”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다음과 같은 건강 장수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 계층: 장수자의 70-80%는 농어민이나 육체 노동자
* 성격: 물욕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낙천적인 사람
* 생활: 활동적이고 눈코 뜰 사이가 없이 바쁜 사람
* 환경: 열대보다는 한대, 도시보다는 시골에 사는 사람
* 직업: 일을 즐겨하고 취미나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
* 체격: 보통의 키와 체격에 자세가 바른 사람
* 질병: 유전적인 장수 집안이나 늙어서도 병이 없는 사람
* 취미: 적은 양의 담배를 피우고 술을 적당히 마시는 사람
* 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숙면하는 사람
* 식사: 곡채식 중심으로 소식하는 사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