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약한 아기 ´생백신´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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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이 소아마비 및 DPT(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예방백신 접종사고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MMR) 예방접종 사고가 발생했다.

◇ 사고〓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2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MMR) 예방접종을 한 생후 16개월 여아가 뇌사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 조사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식의약청은 이 여아가 예방접종 후 발열.피부발진.구토 등의 증세를 보여 18일 응급실에 입원했으나 장이 꼬이고 경련이 일며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의약청은 20일자로 H사의 백신과 로트번호(제조번호) 가 같은 제품에 대해 전국 시.군.구를 통해 봉함.봉인조치를 취하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30일 6개월된 남아가 서울 모 보건소에서 소아마비 및 DPT 예방백신을 맞고 눈.귀가 머는 사고가 지난 5일 신고돼 식의약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 대책〓영유아 예방백신 접종사고 원인으로는 우선 예방접종으로 인한 알레르기 쇼크 가능성이 꼽힌다.

DPT를 비롯, 홍역.볼거리.풍진.B형간염백신.BCG 등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병균을 약화시키거나(생백신) 죽여서 만드는 방법(사백신) 을 주로 쓰는 능동면역에 속한다.

서울대의대 소아감염학 이환종(李煥鍾) 교수는 "능동면역은 결국 이물질을 몸에 주입해 면역성을 기르는 방법이므로 1백만분의1 정도의 알레르기 쇼크 가능성이 있다" 고 설명했다.

또 홍역.볼거리.풍진.소아마비 등 생백신은 백신접종 자체로 병에 걸리기도 하므로 백혈병 치료를 받는 등 면역기능이 약한 아이는 예방접종을 하면 안된다.

이밖에 첫 접종 후 1주일 이내에 의식장애.경련 등 뇌의 이상이 의심될 때나 쇼크반응 등이 있었던 아이는 이후 백신 접종을 삼가야 하고 첫 접종 때에는 전문의의 충분한 사전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李교수는 "현재 통용되는 예방접종은 수십년간 세계 각국을 통해 안정성이 확립된 것이므로 백신 금기대상 어린이가 아닌 한 제때 접종을 받도록 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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