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신경 손상 치료 물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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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이나 교통사고로 말초감각신경이 척수에서 떨어져나간척추 마비 환자의 감각기능을 되살릴 수 있는 치료물질이 개발되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세인트 토머스병원의 매트 래머 박사와 스티븐 맥마혼 박사는 신경성장인자(NGF), 뉴로트로핀-3, 신경교세포추출 신경영양인자(GDNF) 등 3가지 신경조직성장 촉진 단백질을 합성, 척수에서 떨어져 나간 감각신경을 자라게 해 다시 척수에 접합시킬 수 있는 치료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말초감각신경은 뇌로 오가는 신경신호 전달 통로인 척수에서 일단 떨어져 나가면 다시 접합되지 않는다. 수술도 성공률이 매우 낮다.

래머 박사와 맥마혼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척수에서 감각신경을 떼어낸 쥐들에 이 치료물질을 투여한 결과 발이 뜨거운 물에 닿으면 발을 빼내는 등 감각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이는 이 합성물질이 척수의 바로 외곽에 있는 장벽인 후근진입대(後根進入帶 : DREZ)의 병변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감각신경이 DREZ에 진입하면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척수와 재결합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합성물질이 투여된 쥐들은 감각신경들이 DREZ를 뚫고 나와 척수와 다시 결합했다.

앞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이와같은 실험이 실시될 수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이 합성물질을 사람에게 투입해도 해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어야 하는만큼 임상실험이 시작되려면 여러해가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국제척추연구학회의 존 카바나 박사는 이 합성물질이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바나 박사는 그러나 이는 훌륭한 업적이라고 평가하고 이 방법이 척수 뿐아니라 다른 신체부위의 신경을 재생시키는데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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