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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풍부한 항산화 물질이 혈관 청소, 혈압 안정 도와 뇌 나이 젊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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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천마 효능의 재조명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면서 뇌 건강을 지키는 한약재로 활용됐던 ‘천마(天麻)’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천마는 예로부터 중풍·고혈압·두통·현기증 같이 뇌와 관련한 병을 치료하는 데 활용됐다. ‘하늘에서 내려온 마목병(팔다리가 저릿하며 신체가 마비되는 병)을 치료하는 약초’로 불리며 동양의학에서는 3000년 전부터 마비 증상이나 어지러움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였다. 『동의보감』에는 ‘팔다리가 당기고 떨리는 증상을 치료하는 약초다. 어지럼은 천마가 아니면 치료하기 어렵다’고 소개돼 있다. 천마가 진정·진통 효과를 나타내며 혈압 강하, 면역 증강, 항산화 작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중풍·고혈압 치료에 쓰인 한약재 #노화 억제?피부 보호에도 효과 #간편식품으로 섭취 가능

과학적으로 유효 성분 규명

한약재로 오랜 기간 쓰였던 천마에 관해 그동안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과학적으로도 천마의 성분들이 밝혀지고 있다. 여러 연구결과, 천마에는 항산화 물질인 ‘가스트로딘’과 ‘에르고티오네인’이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스트로딘은 식물의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의 한 종류다. 혈관 내벽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청소하고 혈관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뇌 신경을 보호해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국인 사망 10대 원인에 심장 질환(2위), 뇌출혈(4위), 고혈압(10위)이 속하는 만큼 혈관 노폐물 제거와 혈압 안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인 가스트로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르고티오네인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손상된 조직을 보호하는 것으로 밝혀진 성분이다. 치매·노화 억제, 피부 보호 등에 약리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성분은 버섯에 많이 들어 있는데, 천마의 에르고티오네인 함량은 1g당 약 5㎎으로 영지버섯(0.06~0.08㎎)보다 60배 이상 많다.

이렇게 천마에 다량 함유된 두 가지 성분은 항산화 작용으로 체내 유해 산소(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또 기억력 강화와 인지능력 개선에도 도움된다. 뇌 기능을 개선해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처방되는 약재로 천마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다.

하지만 가치에 비해 천마의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천마와 관련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마(麻)의 일종으로 아는 것이다. 명칭 때문에 맛과에 속하는 것으로 자주 오인되지만 천마와 마는 다르다. 천마는 잎·뿌리 없이 참나무에서 버섯 종균을 먹으며 기생해 살아가는 난초과 식물이다. 마와 달리 점성이 없다. ‘천마와 마를 비교하는 것은 산삼에 도라지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천마가 맛과의 식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정확하게 구분하는 인지율은 7%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중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에 주로 분포하는 천마는 국내에서는 전북 무주군에서 전국 생산량의 60% 이상이 재배된다. 이는 무주 지역이 마사토질과 준고랭지 기후(해발 300~600m, 연평균 기온 11.3도)를 갖춘 천마 재배의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천마는 입자가 굵어 물빠짐이 좋은 마사토질에서 잘 자란다. 특히 천마는 농약이나 화학비료에 오염된 땅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천마를 재배하려면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천마 재배 과정에서는 제초제·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천마는 생(生)으로 먹기에는 그 맛이 많이 쓰고 특유의 향이 있어 그동안 한의학에서 약재로만 사용돼 왔다. 일반인이 쉽게 섭취하기 힘든 편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천마가 다양한 건강식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국내 주 생산지인 무주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천마의 상품화를 위해 연구와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먹기 쉬운 건강식품 개발

천마 식품도 예전보다 널리 대중화되는 추세다. 천마를 활용한 천마부침개·천마닭볶음탕 등 가정요리 조리법이 보편화했다. 이 밖에 천마수, 천마 에너지바, 천마차 등 천마 성분이 함유된 간편식도 출시되고 있다. 천마는 녹용·홍삼 등의 약재와도 궁합이 좋은 편이다. 이를 배합한 간편 건강식품도 나온다. 천마를 쉽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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