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액´ 생산중단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연간 1억병이 소비되는 응급환자의 생명수인 기초수액제(링거액)의 `수급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링거액을 생산중인 제약사들이 최근 링거액의 대폭적인 가격인하로 ´채산성이 맞지않아 팔수록 손해´라며 생산중단을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1월 의약품 실거래가제 실시에 맞춰 보험약가를 대폭 인하하면서 중외제약과 제일제당, 대한약품 등 3사가 생산해온 링거액 값도 평균 20% 이상 내렸다.

링거액은 환자의 체내 균형을 정상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전해질 용액으로, 특히 응급환자에게는 필수적인 의약품이다.

가격인하로 30여종에 달하는 링거액의 대부분이 생수값에도 못미치는 1천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대표적인 링거액인 `5% 포도당 500㎖ ´1병 값은 1천105원에서 861원으로 낮아졌다.

5% 포도당 500㎖ 1병의 순수 제조원가는 800원대이다. 지하암반수를 떠다가 멸균과 소독, 증류, 이물질 식별,안전성 확인, 성분 첨가 등 18단계의 공정이 필요하다. 여기에 물류.관리비용이 더해지기 때문에 생산비용은 1천원을 다소 웃돈다.

이처럼 판매가가 생산비용에도 못미치자 제약사들은 정부에 가격인상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일부사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링거액 생산을 중단키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들은 특히 11월 정부의 링거액 가격인하 조치가 매우 부당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난 98년 5월 링거액의 생산중단을 우려해 링거액 값을 22% 인상해놓고도 인상분이 채 반영되지 않은 시점의 가격을 기준약가로 정해 링거액 값을 인하하는 바람에 가격인하 폭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링거액이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기간의약품이어서 수지와 무관하게 생산해왔으나 가격이 너무 인하되는 바람에 더이상 생산하기 힘든지경이 됐다´며 ´가격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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