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 백혈병 치료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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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치료법으로 효과를 볼 수 없었던 백혈병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는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됐다.

일단의 미국 혈액학자들은 3일 뉴 올리언스에서 열리고 있는 미혈액학회 연례회의에서 `STI-571´로 명명된 백혈병 치료제를 시험 투여한 결과 4종류의 백혈병 가운데 하나인 골수성 백혈병(CML)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했으며 부작용도 거의 없고 다른 암발생도 억제하는 등 혁신적인 효과를 나타냈다고 보고했다.

뉴욕 소재 메모리얼-슬론 케터링 암 센터의 데이비드 셰인버그 백혈병 과장은 STI-571의 개발이 백혈병 치료 분야에서 `13년만의 최대 발견´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 가운데 일원인 오리건 보건대학의 브라이언 드러커 교수는 37명의 환자에 STI-571을 투여한 결과 한달만에 모든 환자들의 혈구수가 정상으로 회복됐으며 이중 상당수는 백혈병의 원인 분자가 소멸되기 시작했음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하루 300mg의 STI-571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백혈구와 적혈구수가 최장 8개월간이나 정상 수준을 유지했으며 3명에게서는 암 유발 세포가 제거되는 한편 다른 6명에게서는 암 유발 세포수가 감소했다고 드러커 교수는 밝혔다.

이에 따라 STI-571은 지난 86년 백혈병 치료에 인터페론이 사용되기 시작한 후 최초의 주요 치료제로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천연 단백질인 인터페로은 현재 백혈병의 기준 치료제로서 사용되고있다.

그러나 인터페론은 거의 2년간 매일 주사를 맞아야하는데다 통증과 관절염등 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는데 새로운 약은 이러한 부작용도 덜하고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으로 입수할 수 있다.

STI-571의 효과가 지속될 것인지,이에대한 암의 내성이 나타날 것인지는 아직 알 수없으나 연구자들은 비록 약의 효과가 단기적인 것으로 판명된다해도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것은 STI-571이 백혈병을 유발하는 특정 효소를 억제하도록 개발된 때문인데암을 유발하는 특정 생물학적 결함을 겨냥한 치료제 개발은 암의 원인에 대한 이해가 치료제 개발로 이어졌다는 획기적인 선례를 기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셰인버그는 ´STI-571의 개발은 우리가 암의 원인에 대해 보다많은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다른 종류의 암치료제 개발에 모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혈병은 미숙한 상태의 백혈구를 양산,인체의 면역력을 유지시켜주는 성숙한 백혈구나 인체내 산소운반을 담당하는 적혈구등을 몰아냄으로써 발생하는데 타이로신 키나제라는 특정 효소가 발병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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