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소셜미디어 홍보계정이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웠다. 홍 전 대표를 최근 JTBC에서 종영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 캐릭터에 빗댄 것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대표의 총선 선거캠프는 지난 5일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홍 전 대표 알리기에 나섰다. 계정 이름을 우리말로 읽으면 '홍새로이'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 이름 '박새로이'에서 따왔다.
홍 전 대표 측은 인스타그램에 홍 전 대표의 얼굴과 배우 박서준(주인공 박새로이 역)의 헤어스타일을 더한 만화 캐릭터까지 올렸다. 그러면서 '너 궁금하지, 내가 왜 홍새로이인지?'라는 내용의 홍보물도 게시했다.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 전 대표를 알리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캐릭터를 활용한 전략이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을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며 "특히 20~30대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높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홍 전 대표가 드라마 속 캐릭터 박새로이와 공통점이 있다며 꼽은 세 가지 이유다. 박새로이는 드라마에서 어린 시절 부당한 일로 아버지를 여의고 징역형을 사는 등 부침을 겪었는데, 홍 전 대표도 아버지가 누명을 써 억울한 일을 당한 일이 있다며 박새로이에 비유했다.
'홍새로이-박새로이' 홍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박새로이는 출소 후 요식업에 뛰어들어 과거 불행의 원인을 제공한 대기업에 맞서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홍 전 대표는 "권력형 비리에 대항하기 위해 검사가 됐다"며 이를 박새로이와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홍 전 대표 측은 신념을 지키며 성공을 거머쥔 박새로이와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대통령급' 정치인으로 성장한 홍 전 대표가 서로 비슷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홍 전 대표 측은 젊은 층 표심 공략을 위한 정책홍보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 ▲플라잉카(Flying Car) 산업단지 유치 ▲코로나19 뉴딜 20조원 지원 요구 ▲주거·생활 환경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인스타그램 홍보 계정도 플라잉카 유치 공약을 설명하며 "따라가는 게 아닌 앞서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홍새로이'를 띄우기에 나선 총선용 인스타그램 전략과 관련해 홍 전 대표는 "이번 홍보 건은 SNS팀에서 해 난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