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싸개 어린이, 부모 사랑이 치료 지름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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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초등학교 입학 후까지 소변을 가리지 못해 `오줌싸개´라고 놀림받는 소아야뇨증.

소아야뇨증은 어린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치유되기도 하지만 `오줌싸개´라는 기억 때문에 성장기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받고 사회성 형성과 성격발달 등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고대 안암병원 소아과 박상희교수는 ´야뇨증은 부모가 무작정 야단쳐서 고치려할 경우 어린이의 기가 죽고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만 미칠 뿐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모의 애정과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3세 전후면 소변을 가리지만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한달에 2-3번 이상 소변을 가리지 못하면 소아야뇨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통계적으로 만 5세 어린이의 경우 15%, 초등학교 1년생의 10% 정도가 야뇨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뇨증은 3세 전부터 한번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일차성 야뇨증´과 대소변을 가리다가 다시 실수하는 `이차성 야뇨증´으로 나뉜다.

일차성 야뇨증은 소아과 전문의를 통해 발육상태를 검사하고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차성 야뇨증은 대부분 심리적 원인 때문에 일어난다. 동생이 태어나거나 유치원, 학교에 입학한 뒤 오줌을 싸는 아이들이 여기에 속하며 부모간 갈등이나 가족내 심리적 어려움이 어린이 야뇨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이가 이차성 야뇨증 증세를 보일 때는 우선 꾸짖지 말아야 한다.

꾸짖을 경우 죄책감과 열등감만 생기고 정신적 상처로 성격형성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이의 관심을 다른 데로 유도해 관심 욕구가 채워지도록 하는게 좋다. 다음에는 아이가 야뇨를 보는 시간을 체크해 그 시간에 아이를 깨워 시간맞춰 소변을 볼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

또 오줌을 싸지 않은 날은 칭찬으로 기를 살려주고 오후 4시 이후에는 음료수와 과일 등을 많이 먹지 않고 잠자기 전에 꼭 소변을 보는 습관을 길러주는 게 좋다.

박교수는 ´소아야뇨증이 생기는 시기는 사회성 형성과 성격발달 등 정신성장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아이들 마음에 그늘이 지지 않도록 부모가 애정을 가지고 치료한 뒤 심하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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