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판결 앞둔 추모공원 '쟁점 인터뷰'] 조남호 서초구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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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공원 건립에 반대만 하는 것은 문제 아닌가.

"주민들이 추모공원 부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및 도시계획 결정 취소 소송을 낸 것은 서울시가 주민 의견을 한번도 듣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화장장 건설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주민의 눈과 귀를 무시한 행정에 대한 당연한 항의다."

-소송 취하 계획은.

"서울시가 추모공원 부지를 병원부지로 용도 변경하면 고려해 보겠다. 그러나 현재로선 소송을 취하할 생각이 없다. 법원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신중히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본다. 승소한다면 서초 구민의 승리이자 행정 횡포에 대한 경고다. 패소할 경우엔 이명박 서울시장을 믿겠다. 李시장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당시 화장장 건설에 소극적이었다."

-서울시는 승소할 경우 수정 계획(11기)대로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양보하더라도 5기 이상은 절대 안된다. 대체 부지가 얼마든지 있는데 하필이면 청계산에 대형 화장장을 지으려 하는가."

-지역 이기주의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강남구의 경우 하루 처리용량 1천t의 소각장을 서울시가 지어주었는데도 서초구 쓰레기를 받지 않는다. 쓰레기소각장과 화장장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난은 잘못이다."

- 그러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최소 3기, 최대 5기만 받아들이겠다. 또 국립의료원이 들어오면 '화장장 입구' 대신 '메디컬센터 입구'라는 간판을 내걸 수 있다. 한꺼번에 11기 이상을 지으려는 발상이 문제다. 일본도 투자 효율보다는 환경을 우선 생각해 1970년대 이후엔 소형으로만 짓고 있다. (우리도) 일단 무색.무취.무연의 완벽한 화장로를 몇개 지은 뒤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추가 건설하면 된다. 화장로도 휴대전화처럼 새 제품이 나오면 바꿔야 한다. 공장처럼 대형으로 지어 놓고 금방 구식이 되는 기계를 사용하는 건 혈세 낭비다."

-생활 편의시설로 만들자는 주장을 했는데.

"종합병원 안에 2~3기 규모의 첨단 소각로를 쾌적하게 조성하면 혐오시설에서 생활 편의 시설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그러면 화장장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물론 관련 법을 고쳐야 하며, 운영도 민간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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