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伊 확산 꺾이자 한숨 돌린 亞증시···경제 충격은 안끝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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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증시가 모처럼 안정을 찾았다.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증가 속도가 한풀 꺾이면서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내 위치한 마운트 시나이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이 병원 밖에 서 있다.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내 위치한 마운트 시나이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이 병원 밖에 서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10시 30분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58포인트(2.06%) 오른 1761.02로 거래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도 전일 대비 459.28포인트(2.58%) 상승한 1만8279.47을 가리키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233.56포인트(1.01%) 오르며 2만3469.67에 거래 중이다. 대만 차이완지수는 64.57포인트(0.67%) 소폭 상승한 9728.20에 거래되고 있다.

북미ㆍ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던 코로나19의 기세가 5일을 기점으로 꺾였다. 미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주에서의 코로나19 신규 사망자 수는 594명을 기록했다. 4일 630명에서 5일 600명 이하로 꺾였다. 지난달 1일 뉴욕주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일일 신규 사망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며칠간 미국은 (코로나19) 대확산의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뉴욕주 내 신규 사망자 수가 줄어든 수치를 두고 “터널의 끝 불빛이 보인다.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5일 기준 미국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3만7274명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1만7449명(8%) 증가했다. 여전히 하루 사이 환자 수가 1만 명 넘게 늘고 있긴 하지만 증가 속도는 한풀 꺾였다.

유럽 내 코로나19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긴 해도 그 속도는 잦아들었다. 미국에 이어 코로나19 환자 수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5일 확진자 수는 하루 사이 5478명(4%) 증가한 13만1646명으로 집계됐다. 3위 이탈리아 내 확진자 인원은 이날 12만8948명으로 전일 대비 4316명(3%) 증가했다. 역시 일일 환자 증가율이 5% 아래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환자 수 4위 독일(4%), 5위 프랑스(3%) 역시 환자 증가율이 3~4%대를 기록했다. 확산 초기 이들 국가의 확진자 수 증가율이 수십 퍼센트(%)를 기록했던 것과는 양상이 달라졌다.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그렇다고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자 급증 등 실물경제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다. 로이터통신은 “터널 끝 반짝이는 불빛이 보이고 있긴 하지만 월가 분석가와 투자자는 앞으로 며칠 아니면 몇주 안에 시장이 다시 바닥을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코로나19 못지 않게 세계 경제에 충격을 가져다줬던 유가 전쟁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1000만~1500만 배럴 석유 생산량 감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ㆍ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미국이 먼저 행동(감산)에 나서라’며 압박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유가 안정을 위해 미국도 감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미국 내 석유산업 의견은 반으로 갈리고 있다”며 “엑손모빌ㆍ셰브런 등 주요 석유회사는 감산에 반대하고 있고,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스 같은 셰일업계는 감산에 찬성하는 쪽”이라고 전했다. 유가 전쟁 종식의 계기가 될 석유 감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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