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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약.두통약 제대로 알고 먹어야 ´효과´

중앙일보

입력

위장약과 진통제는 누구나 한두번 복용해본 적이 있는 흔한 약.내년 7월 시행되는 의약분업 후에도 의사의 처방없이 약국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다.미국 등 선진국에선 슈퍼마켓에서 판매하기도 할 정도.그러나 위장약과 진통제도 가려 써야 한다.

함부로 복용할 경우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할 뿐 아니라 예기치 않는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장약은 복용시간이 중요하다.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식후30분´은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과식할 때 흔히 먹는 훼스탈 등 소화효소제는 식사를 마친 뒤 바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삼성서울병원 내과 이종철(李鍾徹)교수는 "소화효소는 산도(酸度)가 pH4 이하로 올라가면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한다"며 "음식물이 위장에 들어와 30분 이상 머무르게 되면 위산이 분비되어 산도가 올라가 있으므로 이때 복용하는 소화효소제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속이 쓰릴 때 먹는 겔포스 등 짜서 먹는 액상형 제산제(制酸劑)는 식후 1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식후 1시간까진 음식물 자체가 위산을 중화시키므로 제산제의 도움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할 때 제산제를 복용하는 것.李교수는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한 이른바 소화불량 증세는 주로 위장의 운동기능이 떨어져 생긴다"며 "이때 제산제를 복용하면 위산이 묽어져 오히려 음식물의 소화를 방해한다"고 충고했다.

제산제는 속쓰림을 위주로 하는 궤양이 있을 때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화불량 증세엔 위장운동을 도와주는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다만 이들 약제는 소화제나 제산제와 달리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 하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진통제는 종류를 가려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흔히 사용하는 대표적인 진통제는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연세대의대 약리학교실 김동구(金東龜)교수는 "통증을 억제하는 진통(鎭痛),열을 떨어뜨리는 해열(解熱)작용은 둘 다 비슷하지만 아스피린과 달리 타이레놀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消炎)작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관절염이나 인후염처럼 염증이 생겨 발갛게 붓고 아픈 경우엔 타이레놀보다 아스피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그러나 두통이나 치통 등 염증보다 통증 위주의 질환엔 타이레놀이 좋다.타이레놀은 아스피린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아스피린은 속쓰림·위출혈 등 위장에 탈을 일으킬 수 있으며 혈액을 묽게 만들어 지혈(止血)작용을 방해하므로 수술을 앞둔 사람에겐 금기다.
어린이 감기엔 특히 타이레놀이 권장된다.金교수는 "감기 등 바이러스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에게 아스피린은 드물지만 뇌와 간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는 라이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레놀도 주의해야할 부작용이 있다.과량복용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만성간염 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타이레놀을 피하는 것이 좋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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