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중독자가 간(肝)이식을 받아도 수술 실패율이 정상인과 차이가 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간이식 대상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프랑스 몽펠리에 소재 세인트 엘로이병원 조지 파규스 박사는 소화관전문지 ‘것(Gut)’ 9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간 이식을 받은 알콜중독자 중 약 3분의 1(32%)가 다시 술을 마시지만 음주 재개가 생존율과 면역억제제 순응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콜중독자를 대상으로 한 간이식은 의료계에서 아직 논란의 소지가 있다. 프랑스 연구팀에 따르면 알콜중독자들의 간 이식을 반대하는 몇몇 전문가들은 이들이 간이식 후 음주를 재개하면 면역억제제요법이 실패,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이식된 간은 아무 쓸모 없게된다고 주장해왔다.
파규스 박사팀은 연구보고서에서 또 알콜중독자를 간이식 수혜자 리스트에서 제외하려는 도덕적 차별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지난 89년부터 94년까지 간 이식을 받은 알콜중독 간경화증환자 53명과 일반 간경화증환자 48명의 수술결과를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알콜중독자 3분의 1이 음주를 재개했음에도 불구, 생존율과 면역억제제 순응률이 두 그룹에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파규스 박사는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간 이식술 후 술을 다시 마시면 알콜중독자의 간 이식에 대한 일반인들의 견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알콜중독은 ‘악’이 아닌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펜실베이니아대 의과대학 M.R. 루시 박사는 사설에서 “알콜중독자가 간 이식을 받은 후 술을 다시 마시면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1차적인 목표는 이들의 음주재개를 줄여야 하는 데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재원 인터넷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