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불임 셀렌 결핍이 원인

중앙일보

입력

셀렌(selenium) 결핍이 남성 불임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보고서들이 주장했다.

이탈리아 파도바대학의 연구팀은 26일 발간된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생쥐와 소의 불임증의 원인으로 이미 밝혀진 셀렌 결핍은 인간의 불임에도 중요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셀렌의 주요 역할중 하나는 정자세포들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정자를 보호하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왔는데 풀비오 우르시니박사가 이끈 파도바 대학 연구팀은 셀렌 함유 단백질이 정자성숙 과정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

우르시니 박사는 정자가 성숙한 뒤 셀렌 함유 단백질은 더이상 다른 분자와 결합하지 않고 세포호흡의 주요 요소인 미토콘드리아의 가장 큰 부분을 형성해서 정자의 모양을 지탱해준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또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기술대학 레오폴드 플로헤 박사의 연구팀은 정자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셀렌 함유 단백질, 즉 PHGPx가 미성숙 정자에서 많이 생성돼 산소분자가 정자의 DNA를 파괴하는 것을 방지해주며 정자가 성숙한 뒤에는 이 단백질이 다시 정자 머리와 꼬리의 중간부분에서 정자의 구조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생쥐와 소의 정자에서는 셀렌이 부족할 경우 정자가 성장도중 머리와 꼬리가 분리돼버려 난자를 수정시킬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셀렌은 해산물과 동물의 간, 동물의 살코기, 셀렌이 많은 토양에서 자란 곡식등에 많이 포함돼 있으며 인간이 이 미량(微量)원소의 결핍증을 겪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대학의 레이먼드 버트 연구원은 ´셀렌함유 단백질의 역할이 반응을 수행하는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구조를 형성하기까지 한다는 것은 새로 밝혀진 기능´이라고 말했다.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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