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지 놓고 싸우더니…트럼프·시진핑 통화 "코로나 공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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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원인과 관련해 기 싸움을 벌이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적 신종 코로나 협력 대응책을 강화하고 미·중 간에도 서로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 정상회담 시작 전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 정상회담 시작 전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시진핑 대통령과 통화를 나눈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방금 시진핑 주석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 행성의 커다란 부분을 황폐화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은 많은 것을 겪어냈고 그 바이러스를 강력하게 이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긴밀히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시 주석이 전날 열린 주요 20개국(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성과를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로 "신종 코로나 대응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도 세계보건기구(WHO)의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중국 내 방역 정보와 경험 등을 WHO와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미국의 현재 어려움을 이해하며, 능력이 되는 한 지원하고 싶다"며 미국에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26일 기준으로 미국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8만 5000명을 넘어, 총 확진자가 8만 1782명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확진자 수를 기록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말에 대한 화답으로 "중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 경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면서 "미·중 양국이 방해되는 것을 배제하고 신종 코로나 대응 협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가 직접 관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료 물자를 지원한 중국 정부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양국 간 사전 약속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 발원지를 두고 공방을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를 "중국산 바이러스(Chinese Virus)"라 불렀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군이 우한에 신종 코로나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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