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공들였던 김종인, 통합당 공동 선대위원장 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6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남당(南棠) 정석모 의원 10주기 추모식'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6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남당(南棠) 정석모 의원 10주기 추모식'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미래통합당이 26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이번 총선의 통합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어 김 전 대표 영입을 발표했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김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선거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그동안 황교안 대표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김 전 대표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이에 따라 황 대표는 선거 대책 총괄을 사실상 김 전 대표에게 넘기고, 자신은 서울 종로 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월 말부터 김 전 대표 영입에 나섰으나 선대위에서 역할 등을 놓고 이견 차로 무산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며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하길 바란다”고 선대위 참여를 거절했다.

이후 통합당은 김 전 대표에게 선대위원장직을 거듭 요청했고, 김 전 대표가 고심끝에 승낙했다. 특히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김 전 대표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황 대표와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직접 서울 구기동의 김 전 대표 자택을 찾아 통합당 선대위 합류를 요청했고, 김 전 대표가 이를 수락했다고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전했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어려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꼭 승리를 얻어야 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고, 김 전 대표가 흔쾌히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당내 동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정치는 시점과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라며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는 2가지 과제가 있는데 이에 김 전 대표가 가장 큰 상징성과 영향력을 가진 분이라고 판단한다. 그런 정치적 판단에 당내에 상당히 넓은 컨센서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1987년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의 입안을 주도했고, 6공화국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내면서 대기업의 과다한 부동산 소유를 제한한 토지공개념을 입안했다.

자신이 선거사령탑을 맡았던 주요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한 전적도 갖고 있다. 2012년 총선 때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누리당에 합류해 승리를 이끌었고, 2016년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대표를 맡아 역시 당의 승리에 기여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