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은 열린민주당-더불어시민당 비례 후보 겸임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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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하 시민당)이 19일 당 공직선거후보자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후보 공모에 착수했다. 시민당은 전날(18일) 오후 5시부터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국민 추천 신청 공고’를 내고 분야별 후보 추천을 받고 있다. 22일 오후 3시까지 접수된 후보를 추려 당 공관위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시민당이 자체 선발 방식으로 뽑는 비례대표 후보는 시민당에 참여하는 민주당과 소수정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가자환경당·가자평화인권당) 비례대표 후보와 별개다. 앞서 시민당 측은 전날 “정의당이 합류하지 않아 발생한 공간을 국민 추천 후보로 채우겠다”고 했다.

플랫폼정당 더불어시민당 우희종(오른쪽 두 번째), 최배근(오른쪽 세 번째) 공동대표 등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 각 당 대표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연합정당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플랫폼정당 더불어시민당 우희종(오른쪽 두 번째), 최배근(오른쪽 세 번째) 공동대표 등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 각 당 대표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연합정당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당 선발 방식은 제한경쟁과 일반경쟁으로 나뉜다. 특히 제한경쟁은 검찰개혁·종교개혁·언론개혁 분야로 나뉜다. 지난해 ‘조국 수호’ 서초동 집회 구호와 일치한다. “친조국 코드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밖에 공공보건의료·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을 시민당은 제한경쟁으로 뽑는다. 제한경쟁에서 선발된 이들이 비례 순번 상위에 포진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우 대표는 “국민 추천 후보를 몇 명까지 세울 것이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주로 젊은 사람을 위주로 찾아보고 있다. 내일쯤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이 요구하는 비례 의석수는 최소 7석이다. 시민당은 최근 여론조사를 토대로 예상 확보 의석을 16석 정도로 점치고 있는데, 이 중 뒷순위 7석(10~16석)을 민주당으로 배치하면 그 앞에 9석이 남는다. 앞번호 9석을 두고 4개 소수정당과 시민당 자체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다. 후보 심사는 민주당 검증시스템을 그대로 따른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당 공천관리위원회·비례대표 추천 관리위원회에서 활동한 검증팀을 시민당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뒷순위 7석으로 배치될 민주당 후보는 ‘프리패스’를 얻은 셈이다. 반면, 나머지 9석에 배치될 후보들은 별도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시민당은 비례연합에 참여하는 소수정당에 세 번의 추천 기회를 주되 모두 부적격 판정 시 1석도 보장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공관위 심사 결과에 따라 시민당 자체 후보가 나머지 9석을 싹쓸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교대역 삼거리에서 열린 검찰개혁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공수처를 설치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교대역 삼거리에서 열린 검찰개혁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공수처를 설치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시민당 창당을 주도한 건 친문·친조국 성향의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여서, 결국 100% 친여(親與) 위성정당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시민당은 민주당 현역 의원 영입도 나설 예정이다.

한편 시민당은 비례정당으로 출범한 정당이 독자 후보를 내면서, 일부를 시민당 후보로 추천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한 이들(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시민당에 오려면 아예 열린민주당 독자 공천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우 대표는 “특정 정당이 비례 후보를 내면서 그중 일부를 시민당으로 보내는 건 꼼수”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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