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수도권이 대구·경북 역전…코로나 확산 양상 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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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구·경북 지역보다 수도권에서 신규 발생 환자가 더 많이 나왔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환자가 대구·경북을 역전한 건 지난달 19일 대구 지역 신천지 교회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진 이후 처음이다.

17일 기준 확진자 8302명으로 84명 늘어나 #신규 환자의 절반 이상 서울·경기·인천서 #“인구밀도 높고 과밀시설 집중, 대응 중요”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832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84명 늘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대구·경북은 줄어들고 수도권은 늘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대구·경북은 줄어들고 수도권은 늘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역별로 보면 대구(32명)와 경북(5명) 지역 신규 환자가 37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밑돌았다. 반면 서울(12명)과 경기(31명), 인천(1명) 확진자가 44명으로 52%를 차지했다. 수도권 신규 환자가 감염병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을 넘어선 것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당. [사진=신천지대구교회]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당. [사진=신천지대구교회]

그동안 일일 신규 환자 발생은 주로 대구·경북에 집중됐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 급증을 이끈 신천지 신도와 접촉자에 대한 진단검사가 마무리되면서 신규 환자 발생은 어느 정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종교 시설과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환자 발생을 이끄는 모양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130명이 넘는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데 이어 최근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도 50명으로 늘었다.

〈YONHAP PHOTO-2138〉 출입 통제 중인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성남=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6일 신도 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모두 46명이 확진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모습.  앞서 은혜의 강 교회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명이 지난 9~15일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은혜의 강 교회 확진자들은 지난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2020.3.16  xanadu@yna.co.kr/2020-03-16 10:07:00/〈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YONHAP PHOTO-2138〉 출입 통제 중인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성남=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6일 신도 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모두 46명이 확진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모습. 앞서 은혜의 강 교회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명이 지난 9~15일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은혜의 강 교회 확진자들은 지난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2020.3.16 xanadu@yna.co.kr/2020-03-16 10:07:00/〈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수도권 지역의 신규 환자 발생이 늘면서 방역 당국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인구가 밀집해있고 지역사회 활동이 더 많은 탓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과 만나 “수도권에서 더 큰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확산한다면 방역을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과 성과가 원점으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불안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은 인구밀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으며, 과밀시설이 집중돼 있어 감염 확산에 대한 대응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조정관은 “정부와 수도권 광역지자체는 집단감염 사례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신속하게 공동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 방역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도 역학조사반 간의 공동역학조사 등 정보공유 체계를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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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도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 집단 감염에 따른 병상 부족 등에 대비해 서울시는 16일부터 태릉선수촌에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 조정관은 “경기도와 인천시도 생활치료센터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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