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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로하니도 위협하는 코로나…이란 '지도층 감염' 유난히 많은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이란 최고위층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고지도자와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감염되거나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란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역시 12일(현지시간) 1만명을 넘기면서 이란 전역은 충격에 휩싸였다.

하메네이 수석보좌관도 의심증상에 격리 #최고지도자?대통령 측근들 줄줄이 감염 #확진자 中?伊에 이어 1만명 넘어 충격

이란 최고지도자의 외무담당 수석보좌관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75)가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여 자가 격리됐다고 이란 타스님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12일 전했다.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오른쪽)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 [중앙포토]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오른쪽)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 [중앙포토]

외신에 따르면 벨라야티 수석보좌관은 가벼운 신종 코로나 증상을 보여 의료진의 권유로 자택에 격리됐고, 감염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벨라야티 수석보좌관은 의사이자 이란의 마시 마네슈바리 병원 원장이기도 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는 동료 의료진과 함께 지난 몇 주간 신종 코로나 환자를 치료해왔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엔 하메네이의 국정자문인 모하마드 미르모함마디가 신종 코로나로 사망했다. 하메네이의 감염 여부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란 내각의 감염 사태 역시 날로 악화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건강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12일 이란인들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2일 이란인들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수메 엡테카르 부통령,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 이라즈 하리르치 보건부 차관, 모하바 졸노르 의원, 마흐무드 사데기 의원, 알리 아스가르 무네선 문화·관광부 장관, 레자 라흐마니 상공·광물부 장관 등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하마드 알리 라마자니 다스타크 의원은 사망했다.

이란은 지금까지 지도층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국가로 꼽힌다. 일각에선 이처럼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감염되는 건 직업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이나 지지자 등 하루에도 여러 사람을 만나 악수하는 등 타인과 자주 접촉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에선 전통적으로 악수는 물론이고 볼에 입을 맞추는 인사를 나눈다. 고위층들이 이같은 이란의 전통 인사를 나누면서 신종 코로나가 더욱 빠르게 확산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란 고위층들은 중국인과의 접촉이 잦고, 신종 코로나 검사를 우선적으로 받아 검사 결과를 빨리 알 수 있는 점도 확진자가 많은 이유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13일 이란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1만1364명, 사망자는 514명으로 집계됐다. 중국·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확진자가 1만명이 넘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 봉쇄
필리핀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 마닐라를 봉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12일 “수도 마닐라를 오가는 국내 육상‧해상‧상공 여행을 중단하겠다”며 마닐라 봉쇄를 선언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12일 수도 마닐라에 대한 봉쇄령을 발표하고 있다.[AP=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12일 수도 마닐라에 대한 봉쇄령을 발표하고 있다.[AP=연합뉴스]

이에 마닐라를 오가는 자국 내 여행과 대규모 모임이 금지되고, 학교는 한달간 휴교한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마닐라와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번지면서 내려진 조처다. 지금까지 필리핀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52명이고, 사망자는 5명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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