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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저렴해도 가입자 제자리…알뜰폰업계 "단말기 가격 낮춰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시내의 한 알뜰폰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알뜰폰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알뜰폰 업체가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에 이어 LTE 가입자에게 무료 데이터까지 추가로 제공하고 있지만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업계에서는 알뜰폰 가입자를 늘리려면 요금 인하와 함께 스마트폰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KT, 알뜰폰 가입자에 무료 데이터 100GB 제공 

KT는 11일 "KT엠모바일 등 알뜰폰 업체의 가입자 중 후불요금제 3종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한테 무료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KT엠모바일은 KT의 망을 빌려 사용하는 알뜰폰업체다. KT엠모바일의 후불요금 3종은 'LTE 데이터선택 65.8', '순 광대역 안심 무한 51', 'LTE 선택형 100분 10GB' 등이다.

먼저 'LTE 데이터선택 65.8' 가입자에게는 기본 데이터를 매월 100GB 무료로 제공한다. 지금은 매월 기본데이터 10GB를 받고 모두 소진하면 하루 2GB를 3M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순 광대역 안심 무한 51' 가입자한테는 월 15GB이던 매월 50GB가 무료로 추가된다. 'LTE 선택형 100분 10GB' 요금제(기본 데이터 10GB) 이용자는 매월 10GB를 더 받는다.

LG유플, 알뜰폰 사업자에 가입자 유치 판촉물 지원 

LG유플러스는 이날 자사 망을 임대해 쓰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 11곳에 가입자 유치용 판촉물을 지원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알뜰폰 판매가 감소하고 있어 온라인 직영몰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판촉물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알뜰폰 사업자의 판매 실적과 경영 상황을 고려해 판촉물 지원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의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미니 공기 청정기, 무선 충전기, 보조 배터리, 커피 쿠폰, 손 세정제 등을 지원해 가입자 유치용으로 사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지원을 받는 알뜰폰 사업자는 큰사람·머천드코리아·서경방송·스마텔·아이즈비전·여유텔레콤·유니컴즈·에넥스텔레콤·에스원·ACN코리아·인스코비 등이다.

LG유플러스가 자사 망을 임대하는 MVNO(알뜰폰) 사업자에 5G 요금제를 대폭 확대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자사 망을 임대하는 MVNO(알뜰폰) 사업자에 5G 요금제를 대폭 확대했다. [LG유플러스 제공]

이통사의 이같은 알뜰폰 지원책은 우선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12월 알뜰폰 사업자와 이통사·전문가로 구성된 협의회를 만들고 지난해 9월 '알뜰폰 활성화 추진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통사에는 알뜰폰과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 책무를 맡겼다. 또 이통사로서도 알뜰폰을 지원해 가입자가 늘면, 알뜰폰 사업자로부터 받는 망임대료 수입이 올라가게 된다.

LTE·5G 망 임대료 인하로 다양한 요금제 출현

최근 이통사들이 알뜰폰 업체에 망 도매 대가를 인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종량제 기준 LTE망 도매 대가를 1MB 데이터당 3.65원에서 2.95원으로 인하했다. 또 5G 망 도매대가도 종전 75%에서 66%로 낮췄다. 이에 따라 알뜰폰에서 '무제한·고용량' LTE 요금제가 출시되고, 3만원대 5G 요금제가 등장했다.

하지만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올 1월 기준 알뜰폰 5G 가입자는 227명에 그쳤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0.005%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12월에도 187명이 전부였다. 올 1월 SK텔레콤의 5G 가입자가 221만5522명, KT 150만7190명, LG유플러스 123만5500명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크다. 이통3사는 5G 가입자만 495만8212명에 달해 500만명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알뜰폰 "단말기 가격도 낮아져야 가입자 늘어날 것"

알뜰폰 업계에는 "LTE는 물론 5G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는 것은 스마트폰 가격 때문"이라고 하소연한다. 특히 5G용 스마트폰은 출고가가 124만~159만원대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5G용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A90도 89만원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망 도매가를 인하하고 여러 지원책을 내놓는 건 분명히 알뜰폰 사업자에게 새로운 기회"라며 "이통사 지원에 이어 단말기 가격도 현실화하면 알뜰폰 가입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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