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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 믿음직"···美 6개주 '미니 화요일' 바이든이 4곳 승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승리 연설을 했다. 바이든은 이날 6개 주에서 치러진 '미니 화요일' 경선에서 미시간을 포함해 4개 주에서 승리해 버니 샌더스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승리 연설을 했다. 바이든은 이날 6개 주에서 치러진 '미니 화요일' 경선에서 미시간을 포함해 4개 주에서 승리해 버니 샌더스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AFP=연합뉴스]

"위기에는 샌더스보다 바이든이 더 믿음직하다."

민주당 경선, 미시간 등 6개 주 '미니 화요일' #바이든, 미시간·미주리 등 4곳, 샌더스 1곳 승리 #샌더스, 2016년 힐러리 이긴 미시간서 패배 #초반 몰락 바이든 부활, 샌더스는 빨간불 #지금까지 대의원 바이든 823 vs 샌더스 633

1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등 6개 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통령 후보 '미니 화요일'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지난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14개 주 가운데 10개 주를 이긴 바이든 후보는 이날 샌더스와 격차를 더욱 벌리며 당 대선 후보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경선은 미시간·워싱턴·미주리·미시시피·아이다호·노스다코타주에서 치러졌다. '슈퍼 화요일' 다음으로 열려 '미니 화요일'로 불린다. 바이든 후보는 6개 주 가운데 미시간·미주리·미시시피·아이다호 4개 주에서 이겼다고 AP통신과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샌더스는 노스다코다주에서 바이든을 눌렀다.

바이든은 미시간주(개표율 96%)에서 득표율 52.9%로 대의원 53명을 확보했다. 샌더스는 36.6% 득표로 대의원 35명을 얻었다. 미시간은 '미니 화요일'에 걸린 대의원 365명 가운데 125명을 배분하는 핵심 승부처다.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 벨트' 지역이다.

샌더스는 이곳 블루칼라 노동자 지지를 기반으로 2016년 민주당 미시간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샌더스 득표율은 49.7%, 힐러리는 48.3%였다. 올해 미시간에서 샌더스는 바이든에게 졌을 뿐 아니라 2016년 자신에게도 진 셈이다. 미시간주 패배는 올해 대선에서 샌더스에게 치명타를 안겼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대의원 68명이 걸린 미주리에서 바이든은 40명(득표율 60.1%), 샌더스는 23명(34.6%)을 확보했다. 대의원 36명이 걸린 미시시피(개표율 98%)는 바이든이 압승했다. 득표율 81%로 대의원 29명을 확보했다. 샌더스는 14.9%를 얻어 2명을 배정받았다. 아이다호는 바이든이 대의원 9명(48.9%), 샌더스가 7명(42.5%)을 나눠 가졌다.

샌더스는 노스다코타주에서 53.3%의 득표율로 5명의 대의원을 확보, 바이든(39.8%)에 이겼다. 워싱턴주(개표율 67%)에서는 두 사람이 각각 대의원 18명을 확보하며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CNN 출구 조사는 바이든의 승리를 예상했다. 미시간주 투표 참여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민주당 후보 중 바이든이 주요 위기 대응에 있어서 가장 신뢰할 만하다"고 응답했다. 65세 이상, 중도 성향, 흑인 표가 바이든에게 모였다.

여기에 샌더스의 지지 기반인 고졸 이하 백인 남성 유권자도 기대 이상으로 바이든에게 표를 줬다고 CNN은 전했다. 미주리주 투표 참여자 10명 중 6명은 바이든을 가장 신뢰한다고 꼽았다. 중서부 지역으로 갈수록 바이든에 대한 지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투표장을 방문했다. 이날 샌더스는 6개 주에서 치러진 '미니 화요일' 경선에서 미시간을 포함 3개 주에서 바이든에 패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투표장을 방문했다. 이날 샌더스는 6개 주에서 치러진 '미니 화요일' 경선에서 미시간을 포함 3개 주에서 바이든에 패했다. [AP=연합뉴스]

미시간주는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가 힐러리를 누르고 급부상한 지역이다. 본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른 스윙스테이트(경합주)다. 이 때문에 미시간에서 이기는 후보가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을 본선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됐다.

샌더스가 미시간에서 패배하면서 바이든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입지를 굳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샌더스가 중도 포기하진 않겠지만, 이번 패배로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저녁 샌더스 캠프는 중도 포기에 대한 추측을 부인하느라 분주했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승리 연설에서 샌더스를 향해 "우리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함께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고 이 나라를 하나로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샌더스는 화답하지 않았다. 이기든 지든 경선 결과가 나올 때마다 연설했던 샌더스는 이날 처음으로 침묵했다.

샌더스는 초기 경선 주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네바다에서 선전하면서 초반 승기를 잡았다. 바이든은 아이오와 4위, 뉴햄프셔 5위로 주저앉는 듯했으나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승리를 잡으며 살아났다. '슈퍼 화요일'에 화려하게 부활한 뒤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7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TV 토론회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왼쪽)와 조 바이든 후보가 휴식 시간에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7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TV 토론회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왼쪽)와 조 바이든 후보가 휴식 시간에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금까지 바이든은 대의원 823명, 샌더스는 663명을 확보했다. 바이든이 160명 앞섰다. 오는 7월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대의원 1991명을 먼저 확보하는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

다음 경선은 오는 17일 플로리다 등 4개 주에서 열린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는 바이든이, 일리노이에서는 샌더스가 앞서고 있다. 오하이오에서는 경합 중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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