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총 비례당 공감대 “정의당 불참해도 연합 19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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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둘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둘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진보 진영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가할 것인지에 대한 10일의 의원총회는 뜨거우면서도 싱거웠다. 2시간 30분 동안 격론은 있었지만, 대세가 기운 분위기였다는 게 참석 의원들의 전언이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20명가량 발언했는데 대부분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찬성하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전당원 투표 전 시뮬레이션 공유 #이해찬 “의석 도둑맞게 생겼다” #“중도층 떠나” 일부만 연합당 반대

이해찬 대표는 의총 초반에 “지금 의석을 도둑맞게 생겼다.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의총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연합정당 참여 여부와 관련한 시뮬레이션 자료를 발표했다.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연합정당 없이 현행대로 선거를 치르면 민주당은 병립형 비례 의석 7석만을 확보하지만, 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26석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정당에 참가했을 때(민주당의 비례 후보 100% 파견)는 정의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연합정당(19석)이 미래한국당(18석)의 독식을 제어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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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해야 미래한국당을 저지할 수 있다는 논리에 대다수 참석 의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안규백 의원은 “저는 찬성한다”며 “정치인은 학자나 성직자가 아니다. 명분 싸움 벌이다가 정권 재창출 싸움에서 패배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용진 의원은 “아무리 좋은 명분을 세워도 결국엔 내로남불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 수 있는 나쁜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비례 정당 반대론을 폈다. 우원식 의원은 “지금 구조로 가면 30%의 정당 득표율을 가진 정당(미래통합당)이 60%의 의석을 갖는데 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통합당이 총선 승리 후 탄핵을 한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를 지키고 개혁 입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상대방이 중앙선을 침범하면 방어 운전을 해야지 1차선만 지키고 뻔히 보이는 사고를 방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찬성론을 폈다.

이날 의총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영남권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은 ‘소탐대실’이라며 연합정당 참여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당원 투표 실시 여부를 정한 뒤 12~13일 권리당원 80만여 명에 대한 모바일 투표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준호·석경민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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