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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란…"주식 빌려 주가하락에 베팅해 시장 불안 초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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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공매도 규제가 증시 안정책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9일 세계 증시가 폭락하며 '검은 월요일'이 재연되자, 정부가 10일 공매도 규제 카드를 빼 들었기 때문이다.

공매도(空賣渡)란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와 우선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사서 갚는 투자 형태다. 주가 하락 폭 만큼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공매도가 늘어나면 증시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도 활용하는 투자 기법으로 불법은 아니다. 순기능을 할 때도 있다. 공매도로 인해 거래량이 늘어나면 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특종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공매도가 '거품'을 일부 잡아 주는 기능도 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9일 한 중개인이 얼굴을 감싸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7% 이상 급락했다. 뉴욕=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9일 한 중개인이 얼굴을 감싸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7% 이상 급락했다. 뉴욕=연합뉴스

그러나 공매도를 자본력과 정보력을 갖춘 일부 기관과 외국인이 주로 활용하면서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의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많은 상태다. 개인도 공매도를 할 수는 있지만 한국증권금융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자도 기관·외국인에 비해 높은 편이다. 특히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특성상 시장이 불안할 경우 공매도가 많이 나타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영향이 컸던 2월 한국거래소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5091억원이었다. 주가가 급락한 9일에는 893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평소의 두세배 수준이다.

한국의 공매도 규제는 외국에 비해 약한 편은 아니다. 세계 금융위기(2008년)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시장 불안기(2011년) 때 한시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0일 증시 폭락 대책으로 3개월간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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