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까지 약 절반이 "도쿄올림픽, 예정대로 개최 불가능"…NHK 설문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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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한 시민들이 지난 2월말 일본 도쿄 시내 설치된 올림픽 오륜기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스크를 한 시민들이 지난 2월말 일본 도쿄 시내 설치된 올림픽 오륜기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오는 7월 도쿄올림픽 개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일본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예정대로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조사해 9일 보도한 결과다.

NHK는 전국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1240명의 응답을 받았다.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보는가”라고 묻는 항목에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45%에 달했다. 반면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다”고 예상한 응답자는 40%였다. 도쿄올림픽의 명운에 일본 국민 역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7월 말 개회를 공언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지난 3일(현지시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EB)를 열고 도쿄올림픽에 지지 의사를 보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그러나 바흐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7월24일에 개회할 것이라고는 적시하지 않았다”면서 올림픽 연기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메인스타디움으로 사용될 국립경기장 준공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맨 왼쪽) 일본 총리와 올림픽 관련 주요 인사들. 도쿄올림픽은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AP=연합뉴스]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메인스타디움으로 사용될 국립경기장 준공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맨 왼쪽) 일본 총리와 올림픽 관련 주요 인사들. 도쿄올림픽은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조사와 비교해 2%포인트 떨어진 43%를 기록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4%포인트 올라서 41%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로는 야당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답변이 54%로 1위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는 “사람 됨됨이를 신뢰할 수 없다”(39%)와 “정책에 기대할 게 없다”(30%)가 수위였다.

지난 4일 스위스 로잔 IOC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토마스 바흐 위원장. EPA=연합뉴스

지난 4일 스위스 로잔 IOC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토마스 바흐 위원장. EPA=연합뉴스

NHK는 이번 설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불안을 느끼는가”라는 질문도 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74%가 “매우” 또는 “어느 정도”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아베 정부의 대응에 대해선 6%가 “매우 평가한다”고 답했고, “평가한다”는 43%였다. “별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34%,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는 13%를 기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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