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황교안·김형오 합작 야비한 컷오프"···무소속 출마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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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대표는 6일 "무소속 출마와 불출마를 두고 숙고하고 있다. 참모들과 상의한 뒤 주말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무소속으로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거나 고향으로 돌아가 출마하는 것, 불출마를 선택하는 방법 등 세 가지 선택지가 놓인 상태"라며 이렇게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당초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했으나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형오)의 '험지' 출마 요구에 양산을로 틀었다. 양산을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두관 의원이 전략공천된 곳이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공관위 면접을 마친 뒤 "나는 밀양에서 컷오프를 당했다. 양산에서 두번째 컷오프를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었다. 정치권에선 불출마는 사실상의 정계 은퇴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홍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전날 컷오프 결과에 대해선 "황교안 (통합당 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감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 배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천 면접을 보러 서울에 올라온 날 황교안 대표의 종로 사무실에 오후 2시에 방문하기로 약속을 잡았는데, 1시간 여 앞두고 황 대표 측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했었다"며 "나를 컷오프 하려는 그림이 이미 그려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과 자신의 악연이 공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8년 총선 이후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과 (나는) 원내대표로 만나 김 의장이 야당을 의식해 국정운영에 미온적일 때 1년간 대립하며 거칠게 다툰 적이 종종 있었다"며 "그때의 사감으로 나를 공천 배제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사과 전화까지 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줘 그게 해소된 것으로 알았다"고 썼다.

홍 전 대표는 또 "나동연(전 양산시장)을 설득해 추가 공모에 응하게 하면 컷오프 하지 않고 같이 경선을 시켜 주겠다고 (김 위원장이) 며칠 전 전화를 직접 했을 때 나는 국회의장까지 지내고 팔순을 바라보는 사람이 사악한 거짓말까지 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는 주장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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