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코로나…주한미군 잇따른 확진자에 전전긍긍

중앙일보

입력

주한미군에서 5일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 모두 대구지역을 생활권으로 하는 인원이라는 점에서 현지 주한미군의 방역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일 오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캐럴 미군기지 출입문에서 마스크를 쓴 미군 병사와 보안요원이 기지 내부로 들어가는 차량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오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캐럴 미군기지 출입문에서 마스크를 쓴 미군 병사와 보안요원이 기지 내부로 들어가는 차량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주한미군에 따르면 대구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의 민간인 가족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확진판정을 받았다. 다섯 번째 확진자는 주한미군 장병의 가족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었다. 이 기간 다른 주한미군 관계자 등과 접촉한 사례가 없어 한국질병관리본부와 주한미군은 역학조사를 멈추기로 했다.

여섯 번째 확진자는 미 국방부 소속 군무원의 배우자로 지난달 28일 이후 자가 격리를 하고 있었다. 격리 중 접촉자는 군무원인 배우자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해당 군무원이 다른 주한미군 인원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어 못해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주한미군은 여섯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뒤 배우자인 해당 군무원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대구의 캠프 워커 미군기지 출입문에서 부대 관계자들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오후 대구의 캠프 워커 미군기지 출입문에서 부대 관계자들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은 속속 발생하는 확진자 추이에 지역사회 감염이 기지 내로 확산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은 확진자 대부분이 영외 거주자인 만큼 집단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망에 조금이라도 구멍이 뚫리면 부대 내 전파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주한미군 측 확진자 6명 모두 대구·경북 내 지역사회 감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 상황의 심각성을 더한다. 앞서 지난달 24일 대구에 거주하는 퇴역 미군의 미망인인 61세 여성이 주한미군 관계자로선 첫 번째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의 자택은 영외에 있지만, 대구 미군기지 면세점 등 영내를 자유롭게 출입했다고 한다. 주한미군 측이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달 26일 두 번째 확진판정을 받은 주한미군은 경북 칠곡에서 근무하는 병사로 같은 달 24일 대구 캠프 워커를 방문한 이력이 있었다. 이어 지난달 28일 캠프 캐럴의 한국인 근로자가 세 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같은 달 29일엔 두 번째 확진자의 아내가 네 번째 확진자가 됐다.

주한미군 측은 지역사회 감염이 부대 내로 퍼지지 않도록 대구 기지 전체를 사실상 준격리 상태로 만들었다. 캠프 워커와 캠프 헨리 등 주요 기지가 있는 대구지역이 코로나19 온상지로 지목되자 지난달 19일 코로나19 관련 위험 단계를 ‘낮음(low)’에서 ‘중간(moderate)’ 단계로 높이고 다음날 필수 임무자를 제외한 인원에 대해 대구 기지로의 이동과 기지 밖 외출을 제한했다. 이후 지난달 25일엔 위험 단계를 '높음'(High) 단계로 다시 올리고 출입 제한 조치를 한국 내 모든 부대로 확대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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