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안산캠퍼스 "한국판 실리콘밸리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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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안산캠퍼스 제1공학관 2층 80여평의 공간이 미니 연구실로 새롭게 단장됐다. 이곳에는 6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로봇연구팀 등 3개 연구팀의 박사급 연구원 13명이 입주한다.

연구팀들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이 캠퍼스 왼쪽 끝자락 2만여평에 지으려고 하는 연구소 분원이 완공되기 전 한양대에 터를 잡기 위해 들어오는 선발대 격이다.

한양대는 이들 박사급 연구원을 모두 겸직 교수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한양대 교수들을 겸직 연구원으로 임명해 공동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이곳 분원이 2005년 완공되면 박사급 연구원 1백45명을 포함해 모두 2백88명의 연구원을 포진시킬 계획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이곳에 대규모 분원을 내는 것은 한양대가 40만평의 캠퍼스 부지 중 10만평을 국.공립 연구기관들에 장기 무상 임대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안산캠퍼스에는 부지 3만평에 경기테크노파크가 건물을 완공해 지난 5월 입주했으며, 산업자원부 산하 산업기술시험원 분원이 최근 착공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도 이미 건물 설계를 마무리하고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한국전기연구원도 이 캠퍼스에 분원을 내기로 했다. 한양대는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도 유치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산캠퍼스에는 유수의 국내외 연구기관이 2~3년 안에 속속 둥지를 틀 전망이다.

한양대가 경기 서부지역의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2년 전 시작한 학.연.산(學.硏.産)연구 클러스터(집합단지) 구상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을 중심으로 캠퍼스 안에 연구소와 기업이 모여 공동연구 환경을 조성해 시너지 효과를 얻자는 게 목표다.

한양대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연구기관은 풍부한 연구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기업의 경우 이곳에서 나오는 연구성과를 상용화하는 한편 풀기 어려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안산캠퍼스 공학계열 학부.대학원생은 6천명선. 이들과 교수들이 입주하는 연구기관의 공동연구원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시도는 국내에선 사실상 처음이다. 안산캠퍼스는 최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교육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력 연구 테마는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부품.소재 기술. 클러스터 사업단장인 이재성(한양대 재료화학공학부)교수는 "몇년 안에 안산캠퍼스에 몰려들 각 연구기관의 박사급 연구원은 4백~5백명에 달하며, 최첨단 연구기자재도 함께 들어온다"며 "한양대는 박사급 연구원 전원을 겸직 교수로 임명해 살아 있는 교육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국내외 연구원이 머물 숙소인 호텔급 '게스트 하우스'를 캠퍼스 안에 짓는 방안을 놓고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안산캠퍼스는 주변 산업단지의 중심에 위치해 기업과 유기적인 협조를 하기도 좋다. 캠퍼스 안의 경기테크노파크에는 70여개사가 입주해 있으며, 5~20㎞ 떨어진 곳에 6천여개의 중소기업이 모여 있는 반월.시화공단이 있다.

안산=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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