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북교육감 “마스크 꼭 써야하나” SNS 글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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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 시기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소모임 왜 하면 안되나” 글도 #방역당국의 지침과 달라 혼선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답글이다. 전날  “전북교육청 코로나바이러스 대책본부에서 일하는 공직자들의 하루하루 삶은 긴장과 과로의 연속”이라는 김 교육감의 글과 사진을 본 페이스북 친구 A씨가 “교육청 전 직원들도 모두 마스크(를) 쓸 수 있게 해주세요. 코로나 종식 때까지 회식이나 소모임 자제 부탁드리고요”라는 댓글을 달자 거꾸로 물은 것이다. 사진 속 김 교육감과 직원 10여 명은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김 교육감은 이어 “혹시 모든 사람들을 잠재적 감염자로 봐야 하기 때문인가요? 회식이나 소모임을 자제해 달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호흡기 상태가 안 좋은 사람들에게 마스크는 도리어 해롭다’는 한 의사의 말을 인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김 교육감의 발언은 ‘많은 사람과 접촉해야 할 경우 마스크를 쓰고, 회식과 소모임을 자제해 달라’는 방역 당국의 지침과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김 교육감은 지난 1일에도 페이스북에 ‘마스크를 사지 말라. 마스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막는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미국 공중위생국장의 말 등을 담은 기사를 올렸다.

이 글에 B씨는 “교육감님 생각을 전 직원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교육)청 직원들이 마스크 쓰는 게 눈치가 보인다고 한다”고 적었다. B씨 댓글에 김 교육감은 “‘교육청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팩트입니까. 만일의 경우를 고려해서 일단 이 댓글을 바로 캡처해 두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B씨는 “제 개인의 의견을 올린 것뿐인데 압박감이 많이 느껴지네요. 그동안 다른 직원들은 안 느꼈을까요”라고 답했다.

김 교육감은 신규 교사 임명장 수여식 등 본인이 참석한 교육청 행사 사진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수백 명이 모인 행사장에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다.

이를 놓고 전북교육청 안팎에서는 ‘나라 전체가 코로나19 비상사태인데 교육감이 위기의식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마스크 효과에 대한 김 교육감의 회의적 시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전북교육청 측은 “교육감이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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