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 서비스물가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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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서비스물가가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서비스물가가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올랐다. 지난해 9월 ‘마이너스 물가’(-0.4%)를 기록한 뒤 12개월 연속 0%대였던 물가 상승률이 2개월째 1%대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단체 여행비·국제항공료·생화 등의 가격은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가격은 5배 폭등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다만 마스크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외식·여행 급감 영향 외환위기 이후 상승률 가장 낮아 #농산물·석유류 값 상승에 2월 소비자물가 1.1% 올라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1% 오른 105.8 (2015년=100)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물가가 오른 건 농산물·석유류의 가격이 올라서다. 소비자물 상승률은 지난해 8월 0%를 기록했고 9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찍은 뒤 줄곧 0%대에 머무르다 올해 1%대로 반등했다. 2월 상승률은 1월(1.5%)보다 0.4%포인트 낮아져 오름세는 둔화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소비자 물가 상승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화훼 분야의 사정이 물가에 그대로 드러났다. 안형준 통계청 심의관은 “해외단체 여행비가 1월보다 5.8% 하락했고, 국제항공료도 4.2% 하락했으며 졸업식 등이 취소가 된 경우가 많아 생화 가격이 11.8% 떨어졌다”고 밝혔다.

근원물가 상승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근원물가 상승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외식 물가는 1월과 변함이 없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0.7% 올랐지만,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외식 물가가 정체하면서 서비스 분야 물가도 지난해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외환위기의 영향을 받던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밖에도 해외단체여행비(-8.9%)·생선회(-2.1%) 등 가격이 내려가며 서비스물가를 끌어내렸다.

기업과 가계의 수요 부진은 여전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0.6% 올랐다.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0%대 상승이다.

품귀 현상을 빚는 등 가격이 오른 마스크 가격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앞서 통계청은 마스크를 소비자물가지수 예비품목에 포함해 지난 1월부터 가격을 조사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2000원대 초반, 온라인에서 800원대로 팔리던 마스크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에서 3000~ 4000원까지 올랐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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