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조이자 신용대출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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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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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요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이례적으로 늘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출 규제로 전세자금 대출이 막히자 신용대출로 이를 충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2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39조5901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9563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액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18년 1월(9565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은 한때 전월 대비로 3조원 이상 늘었다가 지난해 12월 1조3066억원, 올 1월 1조2557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발표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된 영향이다.

대신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렸다. 2월 말 현재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월 말보다 1조925억원 늘었다. 연초라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큰 증가세다.

통상 연초에는 상여금, 연말정산 환급 등 여윳돈이 생겨 신용대출이 감소해왔다. 지난해 1월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로 1조916억원 감소했고, 2월에는 8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2월 유독 신용대출이 늘어난 건 전세자금 수요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주택 구입은 미룰 수 있지만, 전세자금은 실수요 성격이 커 전세자금대출로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증가세다. 지난달 개인사업자대출은 241조9314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552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증가분 3149억원, 지난 1월 9596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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