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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감기 증세로 피정 불참 “2013년 즉위 이후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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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회 강론 도중 기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회 강론 도중 기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감기 증세로 1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사순절 피정(避靜)에 불참한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회에서 “불행하게도 감기로 인해 올해는 (사순절 피정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정은 가톨릭 신자가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서 자신을 가다듬는 수련법이다.

교황은 이날 오후부터 6일간 교황청 고위 관료들과 함께 로마 남동쪽 외곽에 있는 아리차의 한 수도원에서 진행되는 연례 사순절 피정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황은 불참 소식을 알리며 “나는 여기(바티칸)에서 묵상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사순절 피정에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로이터 통신은 “2013년 즉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교황은 이날 운집한 수천 명의 신도 앞에서 행한 짧은 강론 중 여러 차례 기침하는 등 건강이 편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앞서 교황은 지난달 27일 로마 시내 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에서 사순절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었으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교황이 가벼운 질환으로 바티칸에 머물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교황청 성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전 유럽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신자들의 우려를 샀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코로나19증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으나 교황청 내부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성을 부인하는 분위기다.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언론 브리핑에서 “가벼운 질환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20대 초반 질병으로 폐의 일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이터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이달 26∼28일 중부 아시시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세계경제연대대회'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오는 11월로 잠정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행사에는 전 세계 115개국 2000명의 경제학자·기업인들이 참석해 공정하고 친환경적인 대안 경제 시스템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마지막 날에는 교황의 폐막 강론도 계획돼 있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의 이탈리아행 항공 노선이 잇달아 중단되면서 참가자들의 방문이 쉽지 않은 여건을 고려한 것이라며 교황의 건강 상태는 이번 행사 연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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