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로 인류 멸종시키는 게임, 중국 앱스토어에서 퇴출

중앙일보

입력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전염병 주식회사'는 전 세계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게임이다. 사진 엔데믹 크리에이션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전염병 주식회사'는 전 세계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게임이다. 사진 엔데믹 크리에이션스

바이러스를 전 세계에 퍼뜨리는 게임으로 인기를 끈 '전염병 주식회사'가 중국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 해당 게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심이 급증해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 80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던 게임이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전염병 주식회사'가 불법적인 콘텐트를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해당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내렸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이 게임은 중국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다.

관련 사실을 통보받은 게임 개발사 엔데믹 크리에이션스는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려 중국 정부의 방침에 반발했다. 개발사는 "게임이 삭제된 이유가 코로나19 발생과 관련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이 게임이) 질환의 발병을 선정적으로 다루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며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 연락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엔데믹 크리에이션스 공식 트위터 계정

엔데믹 크리에이션스 공식 트위터 계정

'전염병 주식회사'는 2012년에 출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게임 이용자가 직접 질병이 돼 전 세계 인류를 감염시켜 멸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게임 내에는 실제 발발했던 전염병 정보가 반영돼 있으며  각국의 보건 정책과 지리적 요소까지 설계에 고려됐다.

출시된 지 8년이 지난 이 게임은 바이러스 관련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다운로드 수가 급증하며 논란을 낳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국내에서 발병한 2015년 6월에도 애플 앱스토어 유료 순위 1위에 오른 바 있다.

코로나19가 우한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퍼진 지난달 24일에는 게임 서버가 마비됐고 28일에 중국 앱스토어 유료 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 게임이 앱스토에서 삭제되기 전까지는 3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는 중에 개발사는 '전염병 주식회사'를 코로나19 확산 시뮬레이션 용도로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은 실제 상황"이라며 "이 게임은 과학적 모델이 아니며,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는 세계보건기구와 각국의 보건 당국으로부터 직접 얻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