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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약한 모습 드러내는 것 두려워 많이 울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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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연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24일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연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일곱 멤버들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앨범 타이틀 ‘7’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일곱 멤버들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앨범 타이틀 ‘7’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가끔은 휘청일 때도 있고, 중심을 못 잡고 방황할 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내면의 그림자와 두려운 마음이 커졌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무게 중심을 잘 잡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간의 상처나 슬픔, 시련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싸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림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또 그런 게 있어야 앞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7’ 발매 기자간담회 #선주문만 410만장, 빌보드 4연속 1위 기대 #“성과보다 성취, 목표보다 목적 중요한 때”

방탄소년단(BTS)의 슈가가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새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소감이다. 21일 발매 당일 265만장이 팔려 나간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7)’은 전 세계 91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스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발매한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PERSONAㆍ371만장)’ 이후 10개월 만에 발표하는 연작 앨범으로 일곱 명의 멤버들이 2013년 데뷔 이후 7년 동안 느낀 소회를 담았다. 선주문량만 410만장에 달한다.

“지난해 장기 휴가로 컴백 조금 미뤄져”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코로나19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유튜브 생중계로 대체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코로나19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유튜브 생중계로 대체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RM은 “지난해 8~9월 장기휴가를 떠나면서 컴백이 조금 미뤄지게 됐다”며 “더 많은 이야기를 담기 위해 ‘섀도(Shadow)’와 ‘에고(Ego)’를 한 앨범에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학 개론에서 모티브를 얻어 ‘영혼의 지도’ 시리즈를 전개하고 있는 만큼 주요 개념을 활용해 큰 얼개를 잡아놓고 멤버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세부적인 이야기를 채워나갔다. 타이틀곡 ‘온(ON)’은 미니 1집 ‘N.O’를 뒤집은 제목을 붙여 데뷔 초 ‘학교 3부작’과 연결고리를 강화했다.

제이홉은 “서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트랙 리스트 구성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선공개곡 ‘블랙 스완(Black Swan)’이 아티스트로서 겪는 두려움을 고백하는 곡이라면, ‘라우더 댄 밤(Louder than bombs)’와 ‘위 아 불릿프루프: 디 이터널(We are Bulletproof: the Eternal)’은 각각 내면의 그림자와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RM은 “혼자 작업실에 나와 곡을 쓰면서 많이 울었다”며 “약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직도 두렵고 여전히 싸우고 있다”고 고백했다. 수록곡 19곡 중 신곡 14곡이 멜론 등 주요 음원 차트에서 1~14위 줄 세우기를 하는 등 진풍경을 빚고 있다.

타이틀곡 ‘온’ 뮤직비디오. 30여명의 댄서와 12명의 마칭 밴드와 함께 해 웅장한 느낌을 자아낸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온’ 뮤직비디오. 30여명의 댄서와 12명의 마칭 밴드와 함께 해 웅장한 느낌을 자아낸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4연속 1위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오피셜 차트는 “‘온’이 현재까지 싱글 차트 8위를 달리고 있다. 역대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새로운 목표를 묻는 말에 슈가는 “기록 압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목표보다는 목적, 성과보다는 성취가 중요한 시기”라고 답했다. 지난달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시상식 무대를 장식한 소감에 대해서는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처음 갔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며 “지난해는 그래미 시상자로, 올해는 퍼포머로 참석했으니 내년에도 (수상자로) 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봉 감독님 과찬 감사…그래미 또 가고파”

최근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BTS 영향력은 저의 3000배가 넘는다”고 언급한 것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슈가는 “봉 감독님 팬이어서 영화를 다 봤는데 너무 감사하지만 과찬이다. 아직 갈 길이 더 멀다”고 답했다. RM은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범 세계적인 시대성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느끼고 있는 고민이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우리 세대에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덕분에 한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니 감사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커넥트, BTS’ 전시장을 찾은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커넥트, BTS’ 전시장을 찾은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한국어 노래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은 미술ㆍ무용 등 다른 장르와 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앨범 발매 시기에 맞춰 영국ㆍ독일ㆍ아르헨티나ㆍ미국 등 5개국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 ‘커넥트, BTS’를 진행하고 있는 한편 뮤직비디오 역시 슬로베니아 현대무용단, 미국 마칭 밴드 등과 손잡고 아트 필름ㆍ키네틱 매니페스토 필름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RM은 “물리적으로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콘서트를 열 수는 없지만 공공예술의 힘을 빌리면 축제의 장을 곳곳에서 함께 체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음악과 미술은 언어의 형태가 다를 뿐 가치를 전달하고 시대성을 담는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년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빛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슈가는 “바로 지금”을 꼽았다. “계단식으로 성장해 온 덕분에 현재라고 답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올해 스물여덟살이 된 진을 시작으로 맞닥뜨리게 될 군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입장을 밝혔다. 진은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지민은 “앞으로 7년이 더 기대된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기자들이 참석하는 대신 유튜브 생중계로 대체했다. ‘방탄TV’ 채널에서 생중계된 간담회 영상은 전 세계에서 22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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