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팔로워 저스틴 비버 제치고 ‘소셜 50’ 기록 새로 쓴 BTS

중앙일보

입력 2020.02.04 11:45

오는 21일 새 앨범 발매를 앞둔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오는 21일 새 앨범 발매를 앞둔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소셜 50’ 왕좌에 올랐다. 빌보드는 3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소셜 50’에서 통산 164번째 1위를 차지하면서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26)의 최고 기록(163주)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2016년 10월 첫 1위를 차지한 이들은 2017년 7월부터는 134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2010년 12월 해당 차트가 신설된 이래 찾아볼 수 없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2016년 첫 진입 이후 164주간 1위 달성
영미권서 BTS 주목한 계기, 성과 초석 돼
팬덤 아미가 앞장선 놀이 겸 노동 결과물
연간 차트 50팀 중 20팀이 K팝, 완전 장악

사실 ‘소셜 50’이 빌보드 메인 차트는 아니다. 앨범 판매량을 기반으로 한 ‘빌보드 200’이나 싱글 소비량을 나타내는 ‘핫 100’과 달리 ‘소셜 50’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 수, 언급 빈도, 조회 수 등을 토대로 집계하기 때문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물론 유튜브ㆍ비보ㆍ마이스페이스ㆍ아이라이크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분석업체 넥스트 빅 사운드는 사운드클라우드ㆍ인스타그램ㆍ바인ㆍ텀블러 등 새로운 플랫폼이 떠오를 때마다 발 빠르게 이를 포함시켰다.

지난달 발표한 저스틴 비버의 ‘야미(Yummy)’ 뮤직비디오. [유튜브 캡처]

지난달 발표한 저스틴 비버의 ‘야미(Yummy)’ 뮤직비디오. [유튜브 캡처]

이는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고 유통하는 가수들이 자연스럽게 주류 시장에 편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먼저 알아본 것도 ‘소설 50’이었다. ‘핫 100’에서 7주간 2위를 차지한 싸이는 ‘소셜 50’에서는 11주간 1위를 기록했다. 라디오 방송 횟수 등 전통 플랫폼 점수는 부족했지만,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당시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하며 선전한 덕분이다. ‘소셜 50’에서 10주 이상 1위를 차지한 팀은 테일러 스위프트(28주), 마일리 사이러스ㆍ리한나(21주), 아리아나 그란데(18주), 아델ㆍ레이디 가가(11주) 등 10팀도 채 되지 않는다.

방탄소년단이 2017년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처음 ‘톱 소셜 아티스트’를 수상할 때만 해도 SNS 내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2018년 5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를 시작으로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등 1년간 3연속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스스로 값어치를 입증해냈다. 싱글 차트 ‘톱 10’에 오른 ‘페이크 러브’(10위), ‘작은 것들을 위한 시’(8위) 등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아미(팬덤명)가 50개주 지역 라디오 방송국을 전수조사해 사연을 보내고 노래를 신청한 ‘@BTSx50States’ 프로젝트 역시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대중적인 확산에 성공한 사례다.

‘소셜 50’은 팬들이 가장 애착을 보이는 차트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약 2400만명으로 1억 명을 넘긴 저스틴 비버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언급 빈도와 조회 수 등은 팬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기 때문.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를 수상한 방탄소년단에 앞서 6년 내리 수상한 저스틴 비버가 이달 5년 만에 5집 ‘체인지(Changes)’ 발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돌기도 했다. 『BTS 예술혁명』을 쓴 이지영 세종대 초빙교수는 “소셜 차트는 긍정적인 것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것도 집계가 되기 때문에 팬들은 1위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놀이이자 노동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릴 나스 엑스와 합동 무대를 펼친 방탄소년단. [AP=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릴 나스 엑스와 합동 무대를 펼친 방탄소년단. [AP=연합뉴스]

넥스트 빅 사운드에 따르면 이번 주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을 언급한 트위터 멘션은 1710만건으로 지난주 대비 29% 늘었다. 지난달 26일 그래미 시상식에서 래퍼 릴 나스 엑스와 ‘올드 타운 로드(Old Town Road)’ 합동 무대를 선보인 데 이어 28일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에 출연해 신곡 ‘블랙 스완(Black Swan)’ 무대를 처음 공개하면서 평소보다 많은 버즈량(언급 횟수)을 이끌어냈다. 오는 21일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7)’ 발매를 앞두고 전 세계 5개 도시에서 순차 진행 중인 현대 미술 협업 프로젝트 ‘커넥트, BTS’ 역시 이들에게 새롭게 관심을 갖는데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과를 보고 다른 팬덤도 분발하고 있다. 지난해 ‘소셜 50’ 연간 차트를 살펴보면 1위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2위 엑소, 4위 갓세븐, 6위 세븐틴, 7위 NCT 127, 8위 몬스타엑스, 9위 블랙핑크 등 10위권 내 7팀이 K팝 아이돌 그룹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12위)나 스트레이키즈(23위), 에이티즈(30위) 등 신인도 대거 포함돼 있다. 전체 50팀 중 차지하는 비중이 40%(20팀)에 달할 정도.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 편집장은 “K팝 팬덤 내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각종 투표에 임하는 것처럼 버즈량 늘리기에 동참하는 것 같다”며 “특히 아이돌 그룹의 활동 영역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해외 팬들이 늘어나고 이들이 지리적ㆍ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NS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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