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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부족해요” 광주21세기병원 환자들 우여곡절 끝 귀가

중앙일보

입력

격리 초반엔 "생필품 달라" 쪽지 호소

지난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에서 3층에 격리된 환자와 보호자가 필요한 생필품을 종이에 적어 창문 너머로 내보이고 있다. 왼쪽은 한 환자가 쪽지를 창문 밖으로 던지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에서 3층에 격리된 환자와 보호자가 필요한 생필품을 종이에 적어 창문 너머로 내보이고 있다. 왼쪽은 한 환자가 쪽지를 창문 밖으로 던지는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광주광역시 21세기병원에 격리 수용됐던 입원환자와 보호자 등 24명에 대한 격리가 해제됐다.

전원 음성…소방학교도 20일 0시 격리 해제 #16·18번 모녀도 퇴원…광주·전남 감염 제로

20일 21세기병원에 따르면 병원에 격리됐던 환자와 보호자 9명이 이날 오전 0시부터 병원을 빠져나온 것을 시작으로 16일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격리가 해제된 환자 중 6명은 21세기병원에 남아 진료를 받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추후 격리 해제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들은 같은 병원에 있던 모녀가 16번째·18번째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된 지난 4일부터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왔다. 이날 병원 앞 정문 가로수엔 '어려움을 신뢰로 함께 극복한 주민 여러분 자랑스럽습니다. 건강하고 밝은 일상과 행복한 앞날을 기원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입원 환자 A씨는 퇴원 수속을 마친 뒤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의료진이 잘 대해줘 무난하게 격리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16번·1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입원했던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의 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6번·1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입원했던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의 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6일 만에 격리 해제…환자들 "안도감"

이들은 병원에 격리된 초반에는 생필품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앞서 21세기병원에서는 지난 6일 한 환자의 쪽지 호소를 통해 생필품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리 부실 논란이 일었다. 확진자 모녀와 같은 층에 입원했다는 이유로 고위험군으로 격리해놓고도 정작 관리와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당시 입원환자 등에 따르면 해당 병원에 화장지나 치약, 세면도구 등 생필품이 제때 보급되지 않아 환자들이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실 물이 떨어지면서 환자 대부분이 복도 한쪽에 놓인 공동 정수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병원 내부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호소를 하기도 했다.

 광주시와 광주 광산구는 이후 생수와 라면을 비롯한 생필품을 지원하고, 청소 요원을 투입해 청결한 환경을 유지토록 했다. 또 해당 병원에 군의관 2명과 간호사 등 의료진을 투입해 환자들을 돌보도록 했다.

5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임시 폐쇄된 광주 광산구 21세기 병원에서 한 환자가 질병관리본부의 안내를 받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뉴시스]

5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임시 폐쇄된 광주 광산구 21세기 병원에서 한 환자가 질병관리본부의 안내를 받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뉴시스]

소방학교 환자 31명 격리해제

당초 21세기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광주소방학교에 격리됐던 환자 31명과 보호자 5명도 이날 오전 중 거주지로 돌아갔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격리가 모두 풀렸다. 이들 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 12명은 21세기병원에 재입원키로 했다.

한편 광주·전남 지역 코로나19 확진 환자 3명(국내 16·18·22번째) 모두 완치돼 퇴원했다. 이중 16번째 확진자인 B씨는 가족과 함께 태국 여행을 다녀왔다가 코로나19 유증상이 나타나 지난 4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어 딸 C씨와 오빠 D씨도 5일과 6일 추가 감염자로 확인돼 전남대병원에 격리됐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Q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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