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홍수·가뭄 막지만 댐 자연 환경도 바꾸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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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중순께 내린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 대책으로 정부와 여당이 다목적댐 건설을 검토하자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댐 건설로 얻는 것과 잃는 것 등을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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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댐의 필요성=댐은 계곡이나 하천을 막아 수위를 조절하거나 취수(取水.강이나 호수에서 필요한 물을 끌어 옴), 발전, 토사 유출 방지 등을 위해 만든다.

지구에서 순환하는 물 가운데 사람이 이용하는 것은 대부분 하천 물이다. 그러나 하천 물의 양은 계절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특히 그 차이가 심하다. 계절적으로 볼 때 연간 강수량의 3분의 2가 6~9월에 집중된다. 지역별로도 낙동강 중.하류의 영남 내륙은 연평균 강수량이 1000㎜에 못 미치는데, 남해안은 1400㎜ 이상이다. 따라서 홍수 피해를 막고 필요한 물을 확보하려면 댐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홍수에도 소양강댐과 춘천댐 등의 홍수 조절 기능으로 한강 하류의 수도권 지역은 별 피해가 없었다. 2001년 6월 가뭄 때도 댐이 해체된 경기도 연천 지역은 물이 없어 모내기를 못했지만, 강원도 횡성 지역은 횡성댐 덕에 가뭄을 이겨낼 수 있었다.

에너지자원의 97%를 수입해 쓰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력 발전을 통해 에너지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수력 발전은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 에너지원이다. 국내 전체 수력 발전량은 3620GWh(2005년 기준)로 연간 원유 9억ℓ(3137억원)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 국내 댐 현황=우리나라에는 현재 1만800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목적의 댐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은 1965년 12월 준공된 섬진강댐이다. 지금까지 건설된 다목적댐은 소양강.안동.대청.충주댐 등 15개에 이른다. 생활.공업용수 전용 댐은 63개, 발전 전용 댐은 21개, 농업용 댐은 1114개, 홍수 조절용 댐은 1개(평화의 댐)다.

높이 15m 이상의 대형 댐은 1214개로 세계 7위 수준이다. 국토 크기와 비교하면 세계 1위의 댐 조밀도다.

댐별로는 소양강댐의 저수용량이 29억t(수도권 시민이 1년 이상 사용 가능한 양)으로 가장 많다. 연간 용수 능력은 12억t으로, 충주댐의 34억t보다 적다. 발전용량은 충주댐이 41만㎾로 가장 크다. 이는 대전시의 가정과 산업용 전력의 절반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최근에는 댐 건설지가 줄고 보상비가 늘어 비용이 많이 먹히는 데다, 사회.환경적인 이유로 댐 건설에 반대하는 여론이 강하다. 그래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 개념을 동원해 댐 건설을 추진한다.

◆ 댐 건설로 잃는 것=홍수 조절과 용수 확보, 전력 생산 등 댐의 이점은 많다. 하지만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여러 가지 부작용도 생긴다.

먼저 자연 환경을 변화시킨다. 습지가 아니었던 곳이 저수지 형태로 바뀌어 기후와 환경이 달라지므로 기존의 생물 서식종이 변한다. 또 댐 건설로 저수지가 생기면 동물이 이동하는 길도 막혀 서식지가 제한된다. 흐르는 물에 사는 어류의 서식지도 파괴되고, 연어 등 회귀성 어류의 이동도 차단된다.

사회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댐 건설 지역이 물에 잠기므로 주민들은 생활 터전을 떠나야 하고 고향도 없어진다. 역사.문화.생태적으로 가치가 있는 지역이 수몰될 수도 있다. 한번 건설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조종도 기자

*** 바로잡습니다
7월 31일자 26면(NIE면) 댐 관련 기사의 그래픽에서 우리나라 다목적댐의 저수용량은 '124t'이 아니라'124억t'의 오기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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