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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4명, 서울 1명, 싱가포르 26명 감염···"교회서 수퍼전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확진자가 다녀간 신천지 대구 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확진자가 다녀간 신천지 대구 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서울, 대구, 싱가포르…. 국내ㆍ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교회 내 감염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한정된 공간에 모이는 특성상 바이러스 전파가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31번 환자(61·여)를 시작으로 1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남구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오후 기준 51명인 신종 코로나 국내 확진자 중 교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15명이다. '슈퍼 전파자' 가능성이 있는 31번 환자를 제외한 수치다.

서울에선 6번 환자(56)와 종로구 명륜교회에서 같이 예배를 본 뒤 감염된 21번 환자(60·여)가 있다. 신천지 대구 교회에선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을 빼면 14명(대구·경북 거주)이 나왔다.

지역사회 전파가 현실화한 싱가포르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싱가포르 보건부에 따르면 19일 기준 4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되면서 확진자 수는 81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싱가포르의 '신의 은총 교회'(Grace Assembly of God)와 관련된 확진자는 21명이다. 환자 5명이 발생한 '평생선교교회(Life church and missions Singapore)'를 합치면 교회 내 확진자만 26명에 달한다.

싱가포르 교회 내 환자 다수는 목사 등의 가족이거나 이들과 밀접접촉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싱가포르 유행 현황을 보면 산발적 환자도 있지만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발병이 상당히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회 안팎은 밀접접촉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다. 신도들이 촘촘하게 배치된 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오랜 시간 예배를 보는 경우가 많아서다.

또한 예배 외에도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인사하는 시간이 긴 편이다. 교회 자체가 하나의 '소(小) 지역사회'인 만큼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주변으로 순식간에 전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 출입문에 예배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 출입문에 예배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보건당국은 교회에서 한 명이 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는 '슈퍼 전파'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대구의) 교회는 상당히 밀집된 환경 속에서 예배를 봤기 때문에 밀접접촉이 많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1번 환자를 포함해 (14명이) 교회와 관련돼 발생했기 때문에 슈퍼 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본다"며 "다만 누가 감염원이고 어떤 감염 경로로 확산됐는지는 조사를 더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교회 등을 통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교회의 경우 슈퍼 전파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여러 사람들이 교회 내에서 접촉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교회는 싱가포르에서도 환자가 대거 나왔던 클러스터(무리)다. 이러한 감염 클러스터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를 감안해 보건당국은 신천지 대구 교회 예배 참석자 전수조사 등도 검토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정확한 신도 숫자는 알 길이 없지만, 교회 협조로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31번 환자가 예배봤던 9일, 16일 참석 인원이 1000명 조금 넘는다"고 했다.

정은경 본부장도 "교회에서의 접촉자, 교회 전체에 대해서 선별 검사와 진단 검사를 시행하는 계획을 특별대책반과 대구시가 논의하고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고 말했다.

정종훈·이에스더·김다영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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