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2호 궤도 안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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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발사한 아리랑 2호 위성이 지상 685㎞ 궤도에 안착한 뒤 순항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있는 아리랑 2호 위성 지상국은 30일 위성 카메라가 지구를 향하도록 위성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어 위성에 내장한 각종 부품의 성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점검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위성과 지상국 간에 각종 명령어를 주고받기도 했다. 현재 국내외 지상국과의 교신은 한국에서 한 10번의 교신을 포함해 75번 이뤄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규선 박사는 "현재까지는 위성이 애초 계획대로 잘 돌아가고 있으며, 9월 초께면 시험 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랑 2호 지상국은 케냐에 있는 말린디 지상국, 남극 세종기지의 지상국,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 등 국내외 지상국을 연결해 위성을 제때 가동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비상 근무 중이다. 앞으로 각종 하드웨어의 정상 작동 여부 점검이 끝나면 카메라의 밝기, 빔 폭 등 가장 좋은 성능이 나오도록 기준치를 조정하게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10월께 정상적으로 지상 촬영에 들어간다.

◆ '아리랑 4호'는 없다=이번 아리랑 2호 위성 발사를 계기로 앞으로 개발, 발사될 아리랑 시리즈 위성 순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아리랑 시리즈 위성 발사 시기는 1호(1999년)-2호(2006년)-5호(2008년)-3호(2009년) 순으로 잡혀있다. 3호와 5호의 순서가 바뀌어 있으며, 4호는 아예 없다. 3, 5호의 순서가 바뀐 이유는 이렇다. 1호(해상도 6.6m)와 2호(1m), 3호(70㎝)는 카메라의 성능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일반 디지털카메라처럼 피사체를 볼 수 있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밤이나 구름이 낀 날, 비가 오는 날은 지상 촬영이 어렵다. 그러나 5호는 레이더를 사용해 지상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3호보다 5호와 같은 성능의 위성이 더 필요해 순서를 바꿔 발사하기로 한 것이다. 아리랑 4호가 없는 이유는 이렇다. 1호의 설계 수명은 3년이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도 정상적으로 돌고 있다. 이번에 발사한 2호는 애초 계획보다 1년 반 정도 지연됐다. 그러다 보니 4호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그러면 5호를 4호로 당겨 이름을 붙여야 하나 '죽을 사(死)'를 연상케 하는 4자를 붙이지 말자는 의견이 많아 없앴다는 후문이다. 공교롭게도 방송.통신 위성인 무궁화 위성에도 4호가 없다. KT는 무궁화 1~3호에 이어 4호 없이 5호를 8월에 발사할 예정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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