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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하려 산 올라간 여고생, 소방드론이 3분만에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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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드론에 포착된 10대 여학생. [사진 부천소방서]

소방 드론에 포착된 10대 여학생. [사진 부천소방서]

“친구가 신변을 비관해 산에 올라갔는데 무서워서 내려오고 싶어해요. 그런데 어두워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어요”

지난 17일 오후 6시30분쯤 한 여고생으로부터 이 같은 전화가 부천소방서에 걸려왔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대원들은 신고자의 친구인 여고생 A양이 올라간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의 한 야산으로 출동했지만 이미 해가 저물어 A양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섭씨 영하8도의 날씨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야간 산악 수색을 하면 A양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한 소방대원들은 드론을 투입하기로 했다. 당시 A양과는 통화가 가능한 상태였다.

드론이 어둠 속에서 A양을 찾아낸 순간. [사진 부천소방서]

드론이 어둠 속에서 A양을 찾아낸 순간. [사진 부천소방서]

소방대원들은 A양에게 전화를 걸어 “드론을 띄웠으니 초록색 점멸등이 보이면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서 하늘을 향해 흔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드론은 하늘로 날아간 지 3분 만에 A양 위치를 파악했다. 이후 드론 위치로 이동한 소방대원은 A양을 구조했다. 드론이 수색에 나선 다음 A양 위치 파악부터 구조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A양이 당시 이 산에 약 1시간 조난돼 있어 체온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며 “만약 수색이 지체됐다면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조 당시 A양에겐 별다른 상처는 없었으며 A양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부천소방서는 지난 10일 심곡동 한 지상 1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20대 여성도 드론으로 찾아내 구조했다.

김영택 부천소방서 구조대장은 “드론은 소방대원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해소해 인명구조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 구조현장에서 드론의 역할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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