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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지난 총선 김용민 사태 잊었나, 조국수호 총선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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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총선’으로 치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에서 정부 여당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는 ‘조국 백서’의 필자로 참여한 김남국 변호사가 출마하기로 하면서 당내 경선부터 ‘반조국 대 친조국' 대결 양상이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공천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공천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금 의원은 이와 관련 “강서갑이 19대 총선 노원갑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당 전신 민주통합당은 정봉주 전 의원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갑에 정 전 의원의 ‘나는 꼼수다’ 공동진행자였던 김용민 후보를 공천했다. 하지만 김 후보의 과거 여성 비하 막말이 알려지면서 노원갑은 물론 민주당 총선 전체 패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김용민 후보의 후원회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다음은 금 의원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강서갑에 김남국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라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우리 당을 위해서 제가 막아내야 한다.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총선으로 치를 수 없다. 강서갑이 19대 총선 노원갑이 돼선 안 된다. 김 변호사가 지역발전을 위해 출마한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누가 그렇게 볼까. 우리 지역에 살지도 않는다.
‘제가 막아내야 한다’는 의미는.
열심히 해서 좋은 판단해서 당 공천을 받고 선거 승리하는 것이다. 여기서 조국 수호 선거 되면 수도권 전체에 굉장히 좋지 않은 영향 줄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이겨서 당에 기여하려고 한다.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 없다는 의미는.
절대다수의 국민은 우리가 판단 착오, 실수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저희가 자기 교정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은 지나간 일인데 ‘조국 수호’가 이슈가 되는 선거는 미래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유권자에게 ‘저희가 하는 일이 절대 틀리지 않는다’는 오만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판단 착오에 대해 인정하고 겸허한 자세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당 지도부에 그런 의견을 전달한 적은.
특별히 그런 적 없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다른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다른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금 의원이 평소 소신 발언으로 미운털 박혀서 그렇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강서갑에 후보자 추가 공모를 받는 것에 대한 입장은.
저는 후보자 입장이라 당에서 하는 일에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고 열심히 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전 후보자 입장이니 당에서 정하는 대로 따라서 열심히 하겠다.
김 변호사는 강서갑에서 출마 요청이 많았고 금 의원이 지역주민과 소통이 안 되는 거 같다고 했다.
우리 지역에 사시지 않는 분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
정봉주 전 의원은 금 의원을 ‘빨간 점퍼(미래통합당 상징)를 입은 민주당 의원’이라고 했는데.
당이 다양한 견해를 갖고 토론과 협의를 갖고 나아가는 게 장기적으로 건강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정 전 의원은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다가 최근 당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출마 의사를 접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1일 “당 결정을 수용한다”면서도 “향후 행보는 당 후속 조치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정 전 의원이 ‘금태섭 제거’를 출마 명분으로 삼았던 만큼 김 변호사가 금 의원과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추가공모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조국 백서' 필자 김남국 변호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조국 백서' 필자 김남국 변호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의원 측이 내세우는 대리전 형식이라고 보는가.
그건 정 전 의원한테 물어보기 바란다.
일각에선 당 지도부와 관계가 많이 틀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당 열성 지지자가 금 의원을 공격하는데.
정치인은 비판의 말씀을 격려만큼 잘 들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했듯이 정치인은 국민보다 반보 앞서나가야 한다. 보조를 맞춰야 하지만 앞서가면서 방향도 제시해야 한다.

금 의원은 민주당 비판 칼럼을 썼다가 고발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에게 당 지도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당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지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임 교수 고발 문제로 사과한 이낙연 전 총리와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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