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들 한국군에 호의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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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현지를 방문하고 귀국한 정부조사단(단장 강대영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이 4일 청와대에서 노무현(盧武鉉)대통령에게 한국군에 대한 이라크 주민들의 인식이 우호적이라고 보고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5일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사단이 서희.제마부대 활동과 함께 과거 중동 건설 때문인지 방문지역 주민들에게서 우호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보고했다"며 "이라크인들이 미.영국군과 다른 외국군을 구별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객관적 사실에 대한 보고였을 뿐 파병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지난달 24일부터 9박10일간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의 서희.제마부대 방문을 시작으로 나시리야 의회, 이탈리아 여단, 폴란드 사단, 연합합동사령부(CJTF-7), 과도통치위원회 등을 방문하고 현지 주민을 접촉해 이라크 정세를 파악했다.

조사단의 일원이었던 정용칠(鄭鏞七) 외교통상부 심의관은 "이라크 북부의 치안이 비교적 안정돼 있어 우리 군이 파병됐을 때 크게 문제될 위협요인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鄭심의관은 "모술 등 북부지역은 미군 사고가 발생하고는 있으나 위협적인 요인은 아닌 듯했다"며 "테러가 빈발하는 위험한 곳은 북부가 아니라 바그다드 반경 1백여km 이내의 이른바 '수니 트라이앵글'지역"이라고 밝혔다.

鄭심의관은 또 "이라크 중서부에 주둔 중인 폴란드 사단을 방문해 폴란드인 사단장을 만났다"며 "각 나라에서 파견된 소규모 병력들이 집결해 있었으나 지휘체계나 언어소통에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그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국가 병력을 모아 놓는 등의 형식으로 언어소통을 해결했고 사단장 등 중요 직책은 폴란드가 맡고 나머지 참모는 다수 병력 파견국 순으로 맡아 지휘체계를 세웠다"고 말했다.

조사단의 보고는 사실상 파병과 관련한 긍정적 요소를 담고 있어 향후 정부의 결정 방향이 주목된다.

강민석.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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